5월 들어 장기간 홈런생산을 중단했던 최정(30·SK)이 다시 대량생산 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28~30일 3연속경기 홈런을 때리면서 시즌 홈런수를 16개로 늘렸다. 그러면서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만약 최정이 올해도 홈런왕을 차지한다면 KBO리그 출범 후 인천야구팀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는 역사를 쓰는 일이라 더욱 주목되고 있다.
● 5월 홈런 슬럼프 딛고 일어선 최정
최정은 4월까지만 해도 홈런 생산 속도가 빨랐다. 개막 후 26경기에서 12홈런을 때려내며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4월8일 인천 NC전에서는 1경기에서 4홈런을 뽑아내기도 했고, 4월21일과 22일 인천 두산전에서는 2경기 3홈런을 날리기도 했다. 4월29일과 30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2연속경기 홈런으로 4월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산술적으로 시즌 66홈런을 때릴 수 있는 가공할 생산 속도였다. 25타점 역시 1위였다. 타율(0.303)도 3할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5월 들어 갑자기 홈런 가동을 멈췄다. 이유가 있었다. 오른쪽 엄지손가락 통증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5월 시작하자마자 4경기에 내리 결장했다. 이후에도 엄지 통증이 계속 재발해 결장하는 경기가 종종 발생했다. 5월 19일 홈런 1개만 추가했을 뿐이었다. 그러면서 홈런 1위 자리도 내줬다.
최정은 5월말에 접어들면서 다시 홈런 생산라인을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5월27~28일 인천 LG전에서 이틀 연속 홈런포를 터뜨리더니 30일 수원 kt전에서도 다시 홈런을 쳐내며 3연속경기 홈런을 기록했다. 4번타자 최정의 홈런포 침묵 속에 흔들리던 SK도 덩달아 최근 연승 페달을 밟으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 인천팀 최초 홈런왕 2연패-최다홈런 신기록 도전
최정은 30일까지 팀이 치른 50경기 중 44경기에 출장했지만 16홈런으로 홈런 부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분명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2개 차이로 맹렬히 뒤쫓는 2위 그룹만 해도 3명이나 된다. 팀동료인 한동민을 비롯해 최형우(KIA), 재비어 스크럭스(NC)가 시즌 14홈런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최정은 홈런을 만들어내는 파워와 기술은 정점을 찍고 있고, 지난해 홈런왕을 해본 경험도 있다. 최근 홈런생산을 재개한 최정이 부상의 덫에 걸리지만 않는다면 홈런왕 2연패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 그가 홈런왕을 차지한다면 하나의 이정표가 된다.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인천연고팀 선수로는 최초로 홈런왕 2연패를 달성하는 주인공이 되기 때문이다. ‘짠물야구’로 대표되는 인천야구에서 그동안 특급투수는 많이 나왔지만, 특급타자는 드물었던 게 사실이다. 특히 홈런왕과는 인연이 많지 않았다. 역대 인천팀 홈런왕은 1996년 현대에 입단한 신인 박재홍(30홈런)과 2004년 SK 박경완(34홈런), 그리고 지난해 최정(40홈런) 3명뿐이었다.
최정이 인천야구 사상 최초로 홈런왕 2연패를 달성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2017시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아울러 현재 홈런생산 속도라면 산술적으로 역대 인천 연고팀 선수 최다홈런인 46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페이스(2002년 SK 페르난데스 45홈런 경신)여서 이 또한 주목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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