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왕 레이스? 진짜거인과 작은거인들의 싸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31일 13시 10분


이대호(35·롯데), 김태균(35·한화), 최형우(34·KIA). 스포츠동아DB
이대호(35·롯데), 김태균(35·한화), 최형우(34·KIA). 스포츠동아DB
2017시즌 개막 두 달이 지난 현재, 타격왕 레이스는 말 그대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팀의 중심타선을 책임지는 거구타자들과 상하위 연결고리를 맡는 작은 거인들의 접전이 한창이다. 올 시즌을 휘감는 투고타저의 흐름 속에서도 타격 상위권 레이스만큼은 높은 곳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 평균 186㎝·105㎏ ‘골리앗’ 이대호~김태균~최형우

골리앗 군단을 이끄는 3인방은 이대호(35·롯데)와 김태균(35·한화), 최형우(34·KIA)다. 이들의 체격조건은 KBO리그 타자들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나다. 키와 몸무게를 KBO 등록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대호는 194㎝·100㎏, 김태균은 185㎝·110㎏, 최형우는 179㎝·106㎏다. 평균으로 계산해도 186㎝·105㎏에 이른다. 골리앗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우선 이대호의 고공행진은 두 달 내내 계속되고 있다. 4월 한때 4할대까지 치솟았던 타율은 5월31일 현재 0.382(170타수 65안타)다. 일본으로 건너가기 직전 해인 2011년(타율 0.357)과 타격 7관왕 기염을 토했던 2010년(0.364)만큼이나 페이스가 좋다.

동갑내기 김태균도 어느새 이대호를 성큼 다라잡고 있다. KBO리그 역대 최고인 82경기 연속 출루라는 대기록을 앞세워 시즌 타율을 0.378(135타수 51안타)로 끌어올렸다.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20일 가까이 쉬었지만, 후끈 달아오른 날씨와 함께 속도를 내고 있다.

골리앗 군단의 마지막 주자는 최형우다. 지난해 말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친정팀 삼성을 떠나 KIA로 이적한 최형우는 4년 총액 100억원이라는 몸값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율 0.352(182타수 64안타) 그리고 홈런 14개가 말해주듯 정교하면서도 파괴력 있는 방망이를 뽐내는 중이다.

서건창(28·넥센), 김선빈(28·KIA). 스포츠동아DB
서건창(28·넥센), 김선빈(28·KIA). 스포츠동아DB

● 평균 170㎝·80㎏ ‘다윗’ 서건창~김선빈

이에 맞서는 다윗들의 돌팔매질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1989년생 동갑내기 서건창(28·넥센)과 김선빈(28·KIA)이 그 주인공. 골리앗에 비하면 체구는 왜소하지만, 타격 솜씨만큼은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이다.

176㎝·84㎏의 서건창은 2014년 달성한 KBO리그 최초 200안타의 타격감을 올해에도 몰아가고 있다. 타율 자체도 0.359(198타수 71안타)로 출중하지만, 부문 선두인 71개의 안타행진은 쉽게 멈출 기세가 아니다. 2번과 3번, 어느 타순에 투입해도 활약이 고르다는 점이 최대 무기다.
KBO리그 대표 단신(165㎝·77㎏)인 김선빈도 민간인 적응을 완벽히 마치고 타격 레이스에 동참했다. 지난해 9월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한 뒤 6경기에서 타율 0.360(25타수 9안타)으로 조율을 끝낸 뒤 올 시즌엔 타율 0.355(169타수 60안타)로 작은 거인의 매운 맛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0.368(76타수 28안타)의 9번타순 타율로 KIA의 막강한 라인업에 정점을 찍어냈다.

모두의 예상과 편견을 깨고 다윗이 골리앗을 무찌른 역전 드라마로 끝이 난 성서 속 일화. 과연 KBO리그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어떤 이야기로 끝을 맺을까.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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