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선 감독(50)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역사적인 올림픽 첫 승을 달성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표팀은 5월 14일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 소집돼 11주간의 강도 높은 체력 훈련에 돌입했다.
2015년부터 시작된 대표팀의 ‘여름 체력 훈련’은 미국 트레이닝전문업체인 ‘엑소스(EXOS)’가 아이스하키 선수들에게 필요한 근력과 순발력을 갖추는 것에 초점을 맞춰 구성한 특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선수들은 ‘공포의 삑삑이’로 불리는 셔틀런(왕복달리기)으로 심폐 지구력을 측정하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근력을 강화하고 있다. 트레이닝복이 땀으로 흠뻑 젖은 선수들이 지친 기색을 보일 때마다 백 감독은 정신력을 강조한다. 그는 “너희는 선택받은 사람이다. 태극마크의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백 감독은 한국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잇달아 부진하며 3부 리그로 떨어졌던 2014년 한국 감독이 됐다. 미국의 피츠버그 펭귄스에서 수비수로 뛰던 1990∼1991, 1991∼1992시즌 두 번 우승의 감격을 맛본 백 감독의 경험과 열정은 한국팀을 바꾸는 힘이 됐다.
백 감독은 선수들의 투지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힘썼다. 여름 체력 훈련은 투지를 뒷받침할 체력을 기르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체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백지선호’는 4월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에서 2위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1부 리그로 승격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4월에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에서 2위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1부 리그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대표팀 선수들은 2015년부터 미국 트레이닝 업체 ‘엑소스’의 프로그램에 맞춰 여름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DB1부 리그 진입의 첫 관문을 통과한 백 감독의 시선은 평창을 향해 있다. 그는 최근 귀국하며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랭킹 21위인 올림픽 개최국 한국은 올림픽 본선에서 캐나다(세계 1위), 체코(세계 6위), 스위스(세계 7위)와 A조에 속해 조별리그를 치른다. 아이스하키 변방인 한국은 선수층 등 저변이 조별리그 상대들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한국의 성인 남자 등록 선수는 233명에 불과하다.
반면 ‘세계 최강’ 캐나다의 성인 남자 등록 선수는 9만7000명, 체코는 7만9838명, 스위스는 1만1129명에 달한다. 아이스하키 종주국이자 올림픽 최다 우승국인 캐나다는 평창 올림픽에서 3회 연속이자 통산 10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체코는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위스는 아직 올림픽 금메달이 없다.
체코와 스위스는 캐나다에 비해서는 전력이 떨어지지만 조직력이 좋고 체격 조건이 좋은 선수를 다수 보유했기 때문에 메달권 진입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이 올림픽에서 1승을 거둔다면 또 하나의 쾌거로 평가 받을 수 있다. 대표팀은 7월 해외 원정을 떠나고 11월부터는 올림픽 체제로 돌입할 예정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앞둔 백 감독이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세계 정상권 팀들과 부딪쳐보겠다는 각오다.
백 감독은 “우리 팀은 언제나 승자가 되기를 원한다. 아이스하키는 (유럽 선수들처럼) 체구가 크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 선수들의 면면을 볼 때 개인은 작아보일지 몰라도 우리 팀은 작지 않다. 우리가 흘린 땀과 노력을 믿고 기적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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