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스테이트와 클리블랜드가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역사상 최초로 3시즌 연속 맞붙는다. 2014~2015시즌에는 골든스테이트, 2015~2016시즌에는 클리블랜드가 웃었으니 이번 대결은 삼세판의 승자를 가리는 진검승부나 다름없다. 클리블랜드 르브론 제임스(오른쪽)와 골든스테이트 스티븐 커리가 그 선봉장이다. 누가 이기든 개인은 물론 팀에도 영광의 역사로 남게 된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역대급’ NBA 파이널 관전 포인트
나란히 우승 한 번씩…파이널 삼세판 주축선수 부상 없이 100% 전력 격돌 ‘킹’ 제임스·이적생 듀란트 활약 기대
2016∼2017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파이널에서 맞붙는다. 두 팀은 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라클아레나(골든스테이트 홈구장)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7전4승제의 진검승부를 펼친다. 이번 파이널에선 ‘역대급’ 명승부가 예상되는 까닭에 1차전이 벌어지기 전부터 전 세계 농구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 왜 ‘역대급’ 파이널인가?
골든스테이트와 클리블랜드는 3시즌 연속 파이널에서 만났다. NBA 역사상 같은 상대끼리 3시즌 연속 파이널 맞대결을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2015시즌에는 골든스테이트(4승2패), 2015∼2016시즌에는 클리블랜드(4승3패)가 우승을 나눠가졌다.
두 팀은 이번 파이널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거침이 없었다. 서부 1위 골든스테이트는 플레이오프(PO) 1라운드부터 콘퍼런스 결승까지 단 한 차례의 패배도 없이 12연승을 질주했다. 동부 2위 클리블랜드는 동부 1위 보스턴과의 콘퍼런스 결승 3차전에서 108-111로 패하기 전까지 지난 시즌부터 PO 13연승을 달렸다. 이는 역대 NBA PO 최다연승기록이다. 올 시즌 PO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팀과 역대 PO 최다연승 팀의 격돌이다.
라인업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골든스테이트는 스티븐 커리(29)-클레이 톰슨(27)-케빈 듀란트(29)-드레이먼드 그린(27)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를 보유하고 있다. 클리블랜드에는 카이리 어빙(25)-르브론 제임스(33)-케빈 러브(29)의 ‘슈퍼트리오’가 버티고 있다. 이들 7명은 모두 이번 시즌 NBA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역대 NBA 파이널에서 7명 이상의 올스타가 나선 것은 1961∼1962시즌 보스턴-LA 레이커스와 1982∼1983시즌 필라델피아-LA 레이커스를 비롯해 이번이 3번째다.
주축선수의 부상도 없다. 지난 시즌에는 골든스테이트의 주전 센터 앤드루 보거트(33·현 클리블랜드)가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지만, 올 시즌에는 두 팀 주축선수들 가운데 부상자가 없다. 100%의 전력으로 맞붙는다는 얘기다. 2010년대 최강팀을 가리는 승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퇴)이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까지의 지배자였다면, 2000년대의 지배자는 단연 르브론 제임스다. 제임스는 NBA 최초로 7시즌 연속 파이널에 출전한 선수이자, 2개 팀(마이애미·클리블랜드)에서 4차례씩 파이널을 경험한 선수다. 또 PO 개인통산 득점에서도 5995점으로 조던(5987점)을 넘어 역대 1위로 등극했다. 이번 파이널에서 제임스는 역대 최초로 PO 개인통산 6000점을 넘어서게 된다.
2003∼2004시즌 데뷔한 제임스는 14년차의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선 74경기에 출전해 평균 26.4점·8.6리바운드·8.7어시스트를 올렸는데,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커리어하이 기록이다. 프로 경력 10년을 훌쩍 넘어서도 개인기록에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으니 놀라울 뿐이다. 괜히 ‘킹’이 아니다. 제임스의 집중력은 PO에서 더욱 높아지는데, 올 시즌 PO 13경기에선 평균 32.5점을 뽑았다. 정규리그보다 무려 6점이나 높은 수치다.
현지 전문가들은 대부분 골든스테이트의 우승을 점치고 있다. ‘농구의 왕’으로 불리는 제임스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보란 듯이 클리블랜드를 우승으로 이끌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지배력을 과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골든스테이트 케빈 듀란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듀란트는 우승 반지를 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 골든스테이트의 우승을 전망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듀란트의 존재다. 듀란트는 리그에서 제임스와 자웅을 겨룰 수 있는 몇 안 되는 포워드다. 그가 정든 오클라호마시티를 떠나 올 시즌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한 이유는 우승 반지 때문이다.
그동안 NBA에선 우승을 위해 이적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과거 칼 말론과 게리 페이튼(이상 은퇴)은 우승을 위해 2003∼2004시즌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파이널까지 올랐지만, 디트로이트에 가로막혀 좌절했다. 반대로 케빈 가넷과 레이 앨런은 2007∼2008시즌을 앞두고 폴 피어스(이상 은퇴)가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던 보스턴으로 이적해 ‘빅3’를 구축한 뒤 우승 반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듀란트는 지난해 여름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할 당시 오클라호마시티 프랜차이즈스타의 가치를 저버린 채 우승을 위해 쉬운 길을 택했다는 비난을 받는 등 한 차례 큰 홍역을 치렀다. 일단은 2011∼2012시즌 이후 5시즌 만에 파이널에 올라 그토록 원했던 우승 반지를 낄 기회를 잡았다. 스스로도 우승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간판스타 커리가 큰 경기에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듀란트에게 해결사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적잖은 부담을 안고 파이널에 나서는 듀란트가 제임스와의 경쟁을 이겨낼 수 있느냐는 우승 반지 획득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