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해프닝이 ‘여제’를 바꿔놓았다.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85주째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LPGA는 2일(한국시간) 숍라이트 클래식이 끝나면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가 바뀔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 시점까지 1위였던 리디아 고와 아리야 쭈타누간(태국)이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면서 유소연(27)의 성적에 따라 무조건 쭈타누간이나 유소연이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유소연이 숍라이트 클래식 3위 이내에 들 경우 새로운 골프여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쉽게도 유소연은 이 대회에서 컷 탈락해 쭈타누간이 새 여왕을 예약했다. 현지 언론들은 재빨리 쭈타누간이 태국선수로는 처음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2006년 여자골프 세계랭킹 제도가 도입된 이후 태국선수의 1위 등극은 쭈타누간이 처음이라서 더 관심을 끌었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초대 여왕에 오른 이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미야자토 아이(일본)∼크리스티 커(미국)∼신지애∼청야니(대만)∼스테이시 루이스(미국)∼박인비∼리디아 고에 이어 10번째 여왕이었다.
그러나 5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선 여전히 리디아 고가 1위를 지켰다. 8.37점을 얻은 리디아 고가 쭈타누간(8.36점)을 간발의 차로 앞섰다.
LPGA 투어의 전망이 어긋난 것은 여자골프 세계랭킹의 복잡한 계산방식을 잘못 적용하면서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LPGA 투어는 6일 “2015년 매뉴라이프 클래식 결과를 세계랭킹 산정 결과에서 제외하지 못한 착오가 있었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산정방식은 복잡하다. 먼저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호주, 영국의 6대 여자프로골프 투어의 성적이 기준이다. 그리고 최근 2년(104주)간 최소 35개 이상의 대회 성적에 따라 포인트를 부여하고, 전체 출전대회의 수로 평균점수를 낸다. 메이저대회에는 가중치가 부여되며, 출전선수에 따라 대회별로 부여되는 세계랭킹 포인트도 다르다. 또 최근 13주 이내의 성적에는 가산점이 부여되고, 2년이 지난 대회의 결과는 자동으로 소멸된다. LPGA 투어의 이번 실수는 2015년 6월 8일 끝난 매뉴라이프 클래식을 제외했어야 하지만, 예상 발표에서 이 대회 성적을 포함시키면서 발생했다.
일찍 기분을 냈다가 마음이 상했지만, 쭈타누간은 이번 주 자력으로 여제에 오를 기회를 맞았다. 8일부터 시작되는 매뉴라이프 클래식 결과에 따라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다. 쭈타누간은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1위 리디아 고와 3위 유소연은 이번 대회에 나오지 않는다.
한편 5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한국선수로는 유소연 외에도 전인지(5위), 박인비(7위), 박성현(8위), 김세영(9위)이 10위 이내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