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없는 차우찬 “직구 자신감 되찾는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8일 05시 30분


LG 차우찬.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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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차우찬은 올 시즌 팀의 기대에 십분 부응하고 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4승(4패)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세부내용을 보면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일단 투수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제1지표인 방어율이 2.72로 매우 좋다. 11번의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만 8번이다. 퀄리티스타트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4번이나 된다. 경기당 평균소화이닝이 6.1이닝이다. 길게 던지고 잘 던진다는 의미다. 피안타율(0.241), 이닝당출루허용(WHIP·1.14) 등도 빼어나다. 무엇보다 등판마다 기복이 없다. 국내에서 가장 큰 구장인 잠실을 쓰는 영향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를 감안하고도 높은 몸값이 아깝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 차우찬.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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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구 스트라이크 비율 증가

LG 양상문 감독은 차우찬이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변화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차우찬 하면 강력한 직구가 떠올랐다. 좌완투수의 시속 147~148㎞짜리 빠른 공은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선발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력이 향상되면서 더욱 강력한 투수가 되고 있다. 양 감독도 “파울이 포함돼 있지만 스트라이크 비율이 63~65%이면 수준급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전보다 차우찬의 변화구 스트라이크 확률이 높아졌다. 이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우찬도 인정했다. 그는 “올해로 선발 3년차인데 공을 계속해서 던지면서 변화구를 던지는 감각이 이전보다는 좋아졌다”며 “긴 이닝을 소화해야하니까 모든 공을 전력으로 던질 수 없겠더라. 자연스럽게 변화구 구사율이 높아졌고 제구가 잘 되고 있다. 변화구를 많이 던지니까 체력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덕분에 등판하면 길게 던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G 차우찬.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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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직구…자신감 되찾겠다

물론 만족은 아니다. 차우찬은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좌완파이어볼러’다. 투수이기 때문에 직구에 대한 애착이 크다. 그는 “마운드 위에서 직구 스피드가 너무 안 나온다는 느낌이 든다”며 “변화구를 많이 던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해도 직구 구속은 좀더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차우찬의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직구 평균구속은 141㎞로 같다. 예전보다는 줄었지만 올해 직구 최고 구속도 140㎞대 중반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양 감독도 “144~145㎞는 나오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가 느끼는 체감구속은 달랐다. 그는 “지난해 시즌 전체 평균구속으로 하면 141㎞겠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 좋았을 때 구속은 그보다 더 나왔다”며 “스피드도 스피드지만 던질 때 감각이 일정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을 손가락으로 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충분히 잘 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이 만족하지 못하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이다. 구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불펜에서 공을 던질 때 직구만 던질 정도다. 그는 “투수는 던질 때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직구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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