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전임감독제, 이제는 연속성을 고민할 때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0일 05시 30분


남자농구대표팀 허재 감독. 스포츠동아DB
남자농구대표팀 허재 감독. 스포츠동아DB
전임감독 시행 1년, 뚜렷한 성과 안보여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역할도 애매모호
상대 전력 분석·경기력 문제점 개선 관심 절실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7일 일본 나가노에서 벌어진 국제농구연맹(FIBA) 동아시아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대만에 64-77로 패하면서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대표팀은 8일 귀국해 곧바로 해산했다. 이번 대표팀은 1.5진으로 구성됐다.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24세에 불과했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한 대표팀이 1진이 나선 일본과 대만을 상대로 나름 선전했다. 이대성(27, 전준범(26·이상 모비스), 강상재(23·전자랜드)는 활용도에 따라 1진으로 꾸려질 차기 대표팀에서 선발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도 값진 성과였다.

국제대회는 계속된다. 오는 8월10일에는 레바논에서 FIBA아시아컵 대회가 예정되어 있으며 11월부터는 농구월드컵예선(홈&어웨이 방식)이 시작된다.

대한농구협회는 지난해 6월 남자농구대표팀을 이끌 전임 감독으로 허재(52) 감독을 선임했다. 전임감독제는 단기적인 11월부터 이어질 홈&어웨이 방식의 농구월드컵예선에 대비해 대표팀의 연속성을 가져가기 위해 결정된 것이다. 이전까지 대표팀은 한 시적으로 프로농구 감독이 사령탑 자리를 채우다보니 2013년과 2014년에 유재학(54·모비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 때를 제외하고는 연속성이 없었다.

사진제공|FIBA 홈페이지
사진제공|FIBA 홈페이지

전임감독제는 단순히 감독 선임에 대한 고민을 덜기 위한 방안이 아니다. 문제는 전임감독제를 실시한 이후 연속성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허재 감독이 전임감독으로 부임한 뒤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해 FIBA 아시아챌린지와 이번 동아시아선수권대회를 소화했다. 아시아챌린지 이전에는 튀니지와 국내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갖기도 했다. 단 두 번의 대회뿐인데다 선수구성도 일정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대표팀 구성과 대회에 나서는 전략에 연속성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력 복기는 연속성을 가져가는 데에 있어 필수 단계다. 대표팀은 이번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3-2지역방어를 고수했는데, 어떤 효과가 있었고 어떤 점에서 문제가 드러났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중국과의 4강전에서는 연장 끝에 106-104의 승리를 거뒀지만 단순히 강호 중국을 상대로 승리했다는 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4쿼터 종료 1분52초전까지 무려 9점을 앞섰음에도 왜 평균연령이 19세에 불과한 중국을 상대로 리드를 지키지 못했는지 짚어봐야만 한다. 대표팀 선수구성을 하는 경기력향상위원회도 대회에 앞서 선수 선발 시에만 꾸려질 뿐 대회 이후 복기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야심 차게 시작된 전임감독제가 기대만큼의 효과를 보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연속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지 짚어봐야 할 때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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