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여자단식 깜짝 정상
세계1위 노리던 할레프에 역전승… 시드 없이 출전, 투어우승도 처음
라트비아 선수로 메이저 첫 제패
“한마디로 모든 게 빨라요. 말도 빨리 하고, 걸음도 빨리 걷고, 공도 빨리 칩니다.”
2017 프랑스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챔피언 옐레나 오스타펜코(20·라트비아·세계랭킹 47위·사진)를 지도하고 있는 아나벨 메디나 가리게스 코치(35)는 신데렐라로 떠오른 제자를 이렇게 소개했다.
오스타펜코는 11일 프랑스 파리 인근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시모나 할레프(26·루마니아·4위)에게 2-1(4-6, 6-4, 6-3) 역전승을 거뒀다. 코치 말처럼 2014년 윔블던 주니어 챔피언 출신 오스타펜코는 한번 마음먹으면 모든 게 빠르다. 오스타펜코는 라트비아 테니스 선수로는 처음 메이저 대회 결승에 진출해 우승까지 차지했다. 메이저 대회를 떠나 그가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에서 우승한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빠른 만큼 예측하기도 어렵다. 오스타펜코는 32번 시드를 받은 지난해 대회 때는 1회전에서 탈락했지만, 시드 배정을 받지 못한 올해는 챔피언이 됐다. 이번 우승으로 오스타펜코는 오픈 시대(프로 선수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들어 시드 배정을 받지 못하고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빠른 만큼 성격도 시원시원하다. 축구 골키퍼 아버지와 테니스 코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스타펜코는 어릴 적에 댄스스포츠 선수로도 활약했다. 그가 결국 테니스를 선택한 이유는 “성적이 더 잘 나왔기 때문”이다. 오스타펜코는 “요즘도 틈날 때마다 열심히 삼바 춤을 춘다. 삼바는 코트 위에서 발놀림을 가볍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대신 사흘 전까지 10대 소녀였던 만큼 비밀은 많다. 라이몬즈 베요니스 라트비아 대통령조차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내지 못해 어머니를 통해 축하 인사를 건넸을 정도다. 오스타펜코는 “지금도 대통령께 내 번호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며 웃었다.
반면 할레프는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과 함께 생애 처음으로 랭킹 1위에 오를 기회를 모두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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