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던 복싱 전설과 종합격투기 최강자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야후스포츠 등 미국 매체들은 15일 통산 49전 전승(26KO)을 거두고 2015년 9월 은퇴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 종합격투기 흥행 보증수표인 현 UFC 라이트급 챔피언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가 8월 27일 대결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메이웨더는 곧바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경기가 확정됐다”고 밝혔으며, 맥그리거도 “대결은 계속된다”며 경기 성사 소식을 알렸다.
둘의 맞대결은 맥그리거가 순순히 복싱 룰대로 대전을 치르는 것에 동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맥그리거는 지난해 11월 프로복싱 면허를 따고 대결을 준비해 왔다.
대결 장소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가 유력하다.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도 경기를 승인했다. 경기는 복싱 룰대로 3분 12라운드로 벌어진다. 10온스(약 283.5g) 글러브를 끼고, 한계 체중은 154파운드(69.85kg)에 맞춘다. 복싱 체급으로는 슈퍼 웰터급에 해당한다. 메이웨더는 페더급으로 시작해 라이트급-웰터급-슈퍼웰터급에서 세계 챔피언을 지냈다. 맥그리거는 UFC에서 두 체급(페더급-라이트급) 챔피언에 올랐다. UFC 통산 전적은 21승 3패.
실컷 바람만 잡았다가 싱거운 승부로 끝나는 ‘서커스 매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점 없는 ‘아웃복싱’ 기술을 갖고 있는 메이웨더의 우세가 점쳐지긴 하지만 맥그리거의 펀치 기술과 위력은 무시할 수 없다. 오히려 상대를 압박하는 능력은 메이웨더보다 낫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관건은 5분 5라운드인 UFC 방식에 익숙한 맥그리거가 3분 12라운드의 ‘장기전’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영국 BBC는 이번 대결로 두 선수가 각자 똑같이 1억 달러(약 1123억 원)를 챙길 것으로 내다보면서 흥행을 예상했다.
서로 다른 격투 종목의 슈퍼스타가 격돌한 가장 유명한 경기로는 1976년 일본 도쿄에서 프로레슬링의 전설 안토니오 이노키와 ‘위대한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15라운드 대결을 벌인 것이 꼽힌다. 당시 알리가 600만 달러(약 67억 원)의 대전료를 받았다. 하지만 이노키가 알리의 주먹을 두려워한 나머지 경기 내내 링에 누워 발 기술만 사용하는 바람에 싱거운 승부(무승부)가 됐다. 1990년에는 당시 세계 프로복싱 헤비급을 평정했던 마이크 타이슨과 세계 최고의 프로레슬링 무대(WWE) 슈퍼스타였던 헐크 호건의 세기의 대결이 추진됐으나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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