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출전한 US오픈에서 버디 5개 폭발 -티샷부터 아이언, 퍼트까지 완벽한 3박자 -“좋은 출발…그러나 긴장 풀지 않고 다음 준비” “좋은 출발이다. 기다리며 기회를 살리겠다.”
김시우(22)가 제117회 US오픈(총상금 1200만 달러)을 상쾌하게 출발했다. 기분 좋은 마무리 버디까지 추가해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시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 주 에린의 에린힐스골프장(파72·7741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는 2개로 막아내며 3언더파 69타를 쳤다. 7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선두로 나선 리키 파울러(미국)에 4타 뒤진 공동 11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US오픈에 처음 출전한 김시우는 개막을 5일이나 앞두고 일찍 골프장에 도착해 준비했다. 매일 9홀씩 연습라운드를 했고, 오전과 오후 시간으로 나눠 연습하면서 날씨와 그린의 변화에도 대비했다.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US오픈은 이번 대회에서 크게 두 가지 변화를 줬다. 1992년 이후 처음으로 파72로 세팅했고, 코스의 길이도 역대 최다 수준으로 늘려 놨다. 게다가 긴 러프와 시시각각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으로 많은 선수들을 충분히 괴롭힐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온순해진 날씨의 영향으로 버디가 쏟아져 나왔다. 당초 US오픈은 오버파 우승자가 나올 것이라고 잔뜩 겁을 줬지만, 정작 1라운드에서는 무려 44명이 언더파를 적어냈다. 뿐만 아니라 리키 파울러는 37년 만에 US오픈 1라운드 최다 언더파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바람도 잠잠했고, 전날 내린 비로 인해 그린까지 부드러워진 덕분이다. 김시우는 “연습라운드 때와 비교하면 거의 바람이 불지 않았다. 오히려 혹독한 상황에서 연습했던 것이 1라운드에서 쉽게 느껴졌을 정도다”고 말했다.
출발부터 산뜻했다. 1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이 그린 뒤로 넘어가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파로 막아내면서 흔들리지 않았다. 곧바로 2번홀(파4)에서는 티샷으로 공을 그린 앞까지 보내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17번홀(파4)이 아쉬웠다. 이때까지 버디 4개에 보기는 1개로 막아낸 김시우는 이 홀에서 1.5m 거리의 짧은 파 퍼트를 놓쳐 두 번째 보기를 적어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5번째 버디를 만들어 내 잃었던 타수를 만회했다.
티샷과 아이언샷 그리고 퍼트까지 완벽한 경기였다. 이날 티샷 실수는 3번(페어웨이 적중률 79%) 밖에 없었고, 그린 적중률도 78%로 높았다. 퍼트는 28개 밖에 하지 않았다.
기분 좋은 출발을 시작한 김시우는 그러나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언제 코스 상황과 날씨가 언제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US오픈 조직위가 2라운드부터 코스의 상태를 어떤 조건에 맞출지 알 수 없다. 그린의 스피드를 높이고, 홀을 까다로운 지점에 위치시키는 것만으로도 난도를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시우는 “1라운드에서는 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아 비교적 편하게 경기를 했지만, 2라운드부터는 또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기에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면서 “그린이 딱딱해 질수도 있고 스피드도 더 높일 것 같다. 기다리고 인내하면서 다음을 준비하겠다”고 긴장을 풀지 않았다.
한국선수들의 출발은 비교적 무난했다. 김시우가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안병훈(26)은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29위, 프로 데뷔 이후 메이저대회에 처음 출전한 김민휘(25)는 공동 61위(1오버파 73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왕정훈(22)은 티샷이 흔들리면서 4오버파 76타(공동 114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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