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대를 표현하는 다양한 말 중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덕후’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던 오타쿠에서 파생된 덕후라는 말은 특정 연예인이나 취미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부정적인 의미가 많았던 덕후라는 표현은 시대 흐름이 바뀌면서 긍정적인 의미로 바뀌고 있다. 실제로 일부 브랜드에서는 팬들과 사용자의 심리를 잘 아는 덕후들을 채용하고 있고, 미디어에서는 SNS 콘텐츠 제작 등에 SNS 덕후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임현우씨 역시 덕후 활동에서 꿈을 찾은 케이스다. 20대 중반인 임씨는 또래들이 그렇듯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통해 축구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특히 임현우씨는 ‘밀레니엄 특급’으로 불리던 이천수의 팬이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이천수 선수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하면서 임현우씨의 관심도 스페인 축구로 옮겨가게 됐다.
이천수의 레알소시에다드 진출은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지만, 이천수 덕분에 임현우씨는 스페인 축구의 매력에 빠졌다. 이천수 덕분에 프리메라리가 경기를 즐겨 보던 임현우씨는 FC바르셀로나 팬이 됐다.
“당시 FC 바르셀로나를 이끌던 호나우지뉴 선수의 플레이에 매료됐다. 이전에는 단순히 한국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봤었지만, 어떤 팀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때부터 FC 바르셀로나의 역사와 철학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고, 팀에 대해 알게 될수록 매력적인 팀이라고 느껴 팬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임현우씨는 스페인 직관을 위해 막노동을 하며 돈을 모으기도 했다. 임씨는 “2년 전 바르셀로나 홈경기 직관을 가기 위해 공사판에서 두 달 동안 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 힘든 노동의 연속이었지만, 바르셀로나를 가기 위해 버텼다. 힘들게 모은 돈으로 산 티켓으로 캄프 누에 들어섰을 때 그 짜릿함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당시의 감동을 전했다.
임현우씨의 축구 사랑은 결국 직업으로 발전했다. 군 제대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임씨는 스페인으로 축구 유학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임씨는 “군 생활을 하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는데 바로 축구였다. 바르셀로나에 가서 축구를 배워 전문 축구인이 돼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9월 스페인으로 출국하는 임현우씨는 현재 유학경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경비를 모으고 있다. 무모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과감하게 모든 걸 던지는 임씨의 모습에서 진정한 청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