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서 주종목 잃은 진종오 “새로운 표적은 신설 혼성 종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2일 03시 00분


사격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자신의 주 종목(50m 권총)이 폐지된 진종오(38·kt)가 혼성 종목에서 메달 사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리고 있는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에 참가한 진종오는 21일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새롭게 도입된 사격 종목인 10m 공기권총 혼성에 출전하고 싶다. 그동안 남자 10m 공기권총에 계속 출전해왔기 때문에 혼성에서도 내가 하던 대로만 하면 자연스럽게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도쿄 올림픽 종목을 발표했는데 사격은 남자 종목인 50m 권총과 50m 소총복사, 더블 트랩이 폐지되고 10m 공기권총과 10m 공기소총, 트랩이 혼성으로 신설됐다. 이는 국제사격연맹(ISSF)이 IOC가 장려한 올림픽 여성 참가 비율 50% 달성을 위해 자체적으로 변경 종목을 선정한 것을 IOC가 최종 승인한 것이다.

그동안 진종오는 올림픽 50m 권총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땄다. 진종오는 10m 공기권총 경험이 풍부하고 성적도 좋았기 때문에 남자 개인전과 혼성 종목의 국가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이 있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혼성 종목 국가대표 선발은 국내대회 10m 공기권총 개인전 성적 등을 토대로 남녀 상위 3명씩을 선발한 뒤 최적의 조합을 찾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21일 열린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는 241.2점을 기록해 한승우(kt·242.5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는 “앞으로는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의 연습 비율을 7 대 3 정도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50m 권총 연습을 멈추지 않는 것은 이 종목이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선 여전히 정식 종목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진종오가 혼성 종목에 나설 경우 파트너가 누가 될지도 관심거리다. 진종오는 ‘여자 사격선수 김장미(우리은행)가 파트너로 함께 총을 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말에 “파트너로 언급해줘 고맙다. 아직 혼성 종목을 연습해 보지 않아 어떤 파트너가 좋은지 가이드라인을 정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혼성이어도 내 몫만 철저히 해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해 밝게 웃으며 포부를 밝힌 진종오지만 50m 권총 종목 폐지에 대한 심경을 밝힐 땐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그는 “월드컵 대회에서 외국 선수들과 함께 폐지 움직임에 항의하는 의미로 검은색 완장을 차기도 했었다”며 “우리가 괘씸했는지…. (IOC가) 폐지 시기를 앞당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수는 힘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아시아 선수들이 50m 종목에 강세를 보인 것이 폐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2024년 올림픽 때는 50m 권총 종목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올림픽 종목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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