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롯데 내야수 문규현(34)은 오른쪽 손가락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사직 kt전 수비 도중 타구에 손가락이 정통으로 맞으며 골절상을 입은 것이다. 다음날 나온 진단결과는 6주 재활. 결국 주전 유격수는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운 채 팀의 경기를 먼발치에서 지켜봐야했다.
그리고 길게만 느껴졌던 6주의 시간이 흘렀다. 문규현은 23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1군에 콜업돼 다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25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문규현은 부상을 훌훌 턴 듯 유쾌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장갑을 벗은 그의 오른손 약지는 테이핑에 감긴 채 조금 구부러진 모양이었다. 문규현은 “손가락 세 마디가 골절됐고, 인대도 두 군데나 손상됐다”고 말한 뒤 “사실 아직도 테이핑을 빼면 통증은 남아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부상 직후 건너간 곳은 일본이었다. 문규현은 “다행히 일본에서 재활결과가 좋았다. 3주 정도 머물면서 원활하게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에서 TV와 스마트폰으로 팀의 경기를 지켜봤다”면서 “무엇보다 어린 선수들이 나 대신 1군에 올라와 활약해주는 모습이 뿌듯했다”고 금세 미소를 지었다. 비록 자신은 1군에 없지만, 기회를 발판 삼아 성장해나가는 후배들의 모습에 흡족함을 감추지 못했다.
문규현은 1군 콜업에 앞서 퓨처스리그 단 2경기만을 소화했다. 그만큼 롯데의 사정이 급박한 것이 사실. 이를 잘 알고 있는 문규현은 “팀이 잘 나가고 있을 때 부상으로 빠져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이젠 아프지 말고 팀 순위반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