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카메룬, 비디오 판독하고도 ‘대리퇴장’ 나올 뻔…‘닮지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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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26일 16시 48분


사진=ⓒGettyimages /이매진스
사진=ⓒGettyimages /이매진스
축구 경기에서 황당한 ‘대리 퇴장’이 또 나올 뻔했다.

26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2017 컨페더레이션스컵 B조 예선 3차전 독일-카메룬 경기는 3-1 독일의 승리로 끝났다. 독일은 조1위로 4강에 올랐으며 30일 새벽 3시, 같은 장소에서 멕시코와 결승행을 다투게 됐다.

이날 승부는 ‘전차군단’ 사령탑 요하임 뢰브(57) 감독이 역대 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 가운데 처음으로 A매치 100승 고지를 밟은 기념비적인 경기였다. 그러나 명장 반열에 이름을 올린 뢰브 감독보다도 축구 팬들의 이목을 끈 건 아수라장이 된 카메룬 수비수 에르네스트 마부카의 퇴장 장면이었다.

후반 17분 윌마르 롤단 주심은 2번을 단 마부카가 독일 미드필더 엠레 찬과 볼 경합 과정에서 발을 높이 들어 올리자 즉각 휘슬을 불었다.

하지만 롤단 주심은 황당하게도 아무 상관 없는 15번 세바스티엔 시아니를 향해 옐로카드를 빼 들었다. 시아니는 황당해했고 카메룬 선수들이 주심 판정에 격렬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주심은 VAR(영상판독 심판)을 통해 당시 상황을 다시 체크했다. VAR제도는 최악의 오심을 막기 위해 도입된 비디오 판독 시스템으로 최근 한국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선을 보였다.

대신 퇴장을 당할뻔한 세바스티엔 시아니(왼쪽 15번), 퇴장당한  에르네스트 마부카(오른쪽 2번). 사진=ⓒGettyimages /이매진스
대신 퇴장을 당할뻔한 세바스티엔 시아니(왼쪽 15번), 퇴장당한 에르네스트 마부카(오른쪽 2번). 사진=ⓒGettyimages /이매진스


영상을 보고 온 주심은 이번엔 더 황당한 판정을 내렸다. 시아니에게 준 옐로카드를 취소하고 레드카드를 꺼내든 것. 영상을 확인하고도 반칙 선수인 마부카를 끝까지 시아니로 완전히 착각한 것이었다.

무고한 시아니가 퇴장 명령을 받자 경기장은 분노한 카메룬 선수들의 항의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고, 주심은 영상을 한 번 더 보고 온 후 그제야 마부카를 퇴장시켰다. 하마터면 VAR을 사용하고도 엉뚱한 선수를 퇴장시킬 뻔한 어이없는 사건이었다.

축구 경기에서 ‘대리 퇴장’ 사건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과 첼시의 경기를 맡았던 안드레 마리너 주심도 반칙 선수가 아닌 다른 선수에게 퇴장을 명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아스널 공격수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은 전반 15분께 첼시의 에당 아자르가 날린 슈팅을 손으로 쳐냈는데, 마리너 주심은 수비수 키어런 깁스에게 고의 핸드볼로 퇴장을 지시하는 엉뚱한 상황이 벌어졌다.

주심은 부심과 의견 교환을 하고도 끝내 깁스를 퇴장시켰다. 이에 깁스를 비롯한 아스널 선수들이 거세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깁스로서는 분통터지는 일이었다.

사진=ⓒGettyimages /이매진스
사진=ⓒGettyimages /이매진스


2015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선덜랜드 경기에서는 0-0으로 진행되던 후반 20분 선덜랜드 존 오셔의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오셔가 패널티 박스 안에서 맨유 공격수 라다멜 팔카오를 잡아챈 것이다. 주심이 휘슬을 불자 오셔는 처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주심은 오셔가 아닌 선덜랜드 웨스 브라운에게 퇴장을 명하는 황당한 실수를 범했다. 주심이 선수를 착각한 것이다. 심지어 오셔와 브라운은 피부색이 달랐다.

당시에는 영상 판독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아 두 사람의 억울한 퇴장을 번복할 길이 없었다.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다행히 VAR로 최악의 상황을 피했지만, 영상을 보고도 실수를 바로 잡지 못 할 뻔한 이번 사건은 축구 팬들 사이에 두고두고 얘깃거리로 남게 됐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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