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직전환의 계시일까, 단순한 임시방책일까.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두 가지 물음표 속에 올 시즌 첫 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오승환은 2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전에서 2-0으로 앞선 8회초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첫 타자에게 실책 출루를 허용했지만, 후속 두 타자를 연속삼진으로 잡아낸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팀은 9회 1실점했지만, 2-1 승리를 거둬 오승환의 첫 홀드를 지켰다.
이날 8회 오승환의 출격은 가볍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최근 부진 속에 마무리 보직을 놓고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최근 5경기에서 1승1패 1블론세이브 방어율 5.40(5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5경기 동안 내준 5안타 중 홈런이 2개였다. 결국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오승환과 트레버 로즌솔의 보직 교체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3경기에 나선 오승환이 8회 등판한 경우는 총 5번. 그러나 경기를 마무리하지 않은 경기는 6월14일 밀워키전이 유일했다. 당시는 더블헤더 2차전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투수진 가동에서 다소 벗어날 수밖에 없었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2일엔 사실상 셋업맨 보직이 주어졌다.
일단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오승환은 8회 첫 타자 맷 워터스를 1루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애덤 린드를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이어 마이크 타일러 역시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매서니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공을 타일러 라이언스에게 넘겼다. 라이언스는 대타 라이언 레이번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오승환의 실점을 막아냈다. 반면 오승환의 경쟁자인 로즌솔은 9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2안타 2볼넷 1실점했다. 한편 같은 날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은 피츠버그 원정에서 8회초 대타로 나와 좌전 2루타를 때려냈다.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대타 안타. 황재균은 투수 조지 콘토스의 타석에 대신 들어서 후안 니카시오를 상대했다. 풀카운트 접전 끝에 7구째 직구(시속 158㎞)를 통타해 좌익수 방면 2루타를 기록했다. 데뷔전 홈런에 이어 대타 2루타로 자신의 장타 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김현수(29·볼티모어)는 탬파베이와 홈경기에서 9회 대수비로 출전했지만, 타석엔 들어서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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