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1996년 ‘메이크 드라마’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야구인인 나가시마 시게오 당시 감독은 센트럴리그 꼴찌에서 1위까지 팀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이 말을 했다. 일본 최고 인기팀의 기적적 반등에 열광한 일본인들은 이 말이 영어 문법에 맞느냐 여부에는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2017년, 롯데 자이언츠가 KBO리그 버전의 ‘메이크 드라마’에 도전한다.
● 박세웅-이대호, 롯데 반등의 진원지
롯데는 6월13일 KIA전부터 16일 넥센 3연전까지 6전 전패를 당했다. 마운드는 괴멸 상태까지 몰렸고, 이대호를 비롯한 타선의 결정력은 바닥을 헤맸다. 외국인선수들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이 와중에 16일 넥센전에서는 ‘오더사태’까지 터졌다.
그러나 20일 kt전부터 7월2일 NC전까지 11경기에서 롯데는 8승1무2패로 반전을 일궈냈다. 특히 24일 잠실 두산전부터 6연승이다. 팀 스포츠인 야구는 세부 파트의 협업으로 승리가 얻어지겠지만 선도적 역할을 해주는 선수가 필요한 것도 현실이다. 그런 선수들이 스타다. 이 기간, 롯데는 ‘차세대 에이스’ 박세웅이 등판한 3경기를 모두 이겼다. 6연패를 끊어준 20일 kt전 등판부터 25일 두산전, 7월1일 NC전까지 전부 6이닝 이상을 던졌다. 타선에서는 이대호가 11경기 타율 0.362(47타수17안타)를 찍었다. 28일 LG전부터 3경기연속 홈런을 포함해 4홈런 14타점이고 장타율은 7할대에 달했다. 이대호가 회복되자 손아섭~김문호~전준우~이대호~강민호의 롯데 타선의 짜임새가 살아났다. 문규현(2루수)~황진수(3루수)~신본기(유격수)의 내야라인 하위타선도 공수에서 기대치를 채워가고 있다.
1996년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이끌었던 나가시마 시게오 감독은 당시 팀을 센트럴리그 꼴찌에서 1위로 끌어올리며 ‘메이크 드라마’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그로부터 21년 뒤 KBO리그판 메이크 드라마가 시나리오 작업에 한창이다. 주인공은 롯데의 ‘중심’ 이대호(오른쪽)와 ‘소년가장’ 박세웅이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 ‘메이크 드라마’의 최종병기는 대체 외국인투수
‘천운’도 따랐다. 이 기간 롯데의 8승 중 3승이 역전승이었다. 24일 두산전은 1-4로 패색이 짙던 8회 대역전에 성공했다. 28일 자정까지 흘러갔던 27일 LG전은 연장 12회 끝내기로 이겼다. KBO 사상 최초로 연장전에 만루홈런을 맞고 5점차로 지던 경기를 뒤집었다. 28일 LG전도 연장 12회 이대호의 동점홈런 덕분에 극적으로 비겼다. 그 다음에 29일 비가 와서 체력을 정비하고 30일 NC를 만나 사직구장 14연패를 끝냈다. 기세를 몰아 NC전 스윕까지 해냈다.
이 기간 5강 경쟁자였던 두산과 LG가 극도로 침체되며 가시권까지 따라붙었다. 상황이 바뀌자 롯데가 7월 새롭게 데려올 외국인투수에 대한 기대감도 올라가고 있다. 롯데 안팎에서는 “이대호를 데려온 이상, 강민호와 손아섭이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두고 있는 이상, 롯데의 가을야구 최적기는 지금”이라는 당위론이 대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