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조원우 감독이 박세웅을 에이스로 인정하는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3일 05시 30분


롯데 박세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롯데 박세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BO리그엔 불변의 불문율이 있다. ‘가을야구를 하지 않은 팀은 어떤 이유로든 성공을 말할 수 없다’는 암묵적 룰이 그것이다. 그런 시선에서 ‘롯데가 외국인선수 3명 없이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할 사람은 많을지언정, 내놓고 말하긴 어렵다.

최소 5위를 하지 못하는 한, 롯데의 투자와 전략은 평가 받기 힘든 숙명이다. 그래도 롯데가 최악의 외국인농사에도 5강 전선에서 버티고 있는 현실은 놀라운 일임에 틀림없다. 여기에는 ‘차세대 에이스’ 박세웅(22)의 존재를 빼놓곤 설명하기 어렵다.

박세웅은 2일까지 9승2패 방어율 2.23을 기록 중이다. 이 데이터보다 팀 롯데에 더 중요한 사실은 박세웅이 던진 15경기에서 롯데가 11승(4패)을 거뒀다는 사실이다. 롯데의 2017시즌 승률을 훨씬 웃돈다. 박세웅이 나가면 연패를 끊어주고, 연승은 이어줬다.

15번의 등판에서 박세웅의 최소이닝 투구는 5이닝(6월6일 NC전)이었다. 15번 중 12차례에 걸쳐 6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그러면서도 4점 이상 준 경기는 딱 1번뿐이었다. 13일 사직 KIA전이었는데 6실점(5자책점)을 했다. 그럼에도 6.1이닝까지 던졌다. 7월1일 사직 NC전에서도 박세웅은 3회 박석민에게 3점홈런을 맞았음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6회까지 버텨내 롯데의 재역전승을 끌어냈다.

2015년 박세웅은 2승11패, 2016년은 7승12패였다. 승보다 패가 많았던 것은 일찍 무너져버린 상황이 많았기 때문이다. 패할 때, 롯데 불펜진에 부담을 안긴 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박세웅은 점수를 주면 주는 대로 무너지지 않고, 상황을 개척하는 힘이 생겼다. 롯데 조원우 감독도 이 점을 가장 기특하게 생각한다. 조 감독에게 ‘(압도적 시즌은 이제 처음인데) 박세웅이 롯데 에이스가 맞는가’라고 물은 적이 있다. 조 감독은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구위뿐 아니라 마인드까지 에이스의 궤도에 진입한 듯하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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