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개국 축구영재들 ‘특별한 월드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3일 03시 00분


러시아서 ‘우정 위한…’ 국제대회… 각국 1명씩 8명 8개팀 나눠 경기
이재민, 첫판 결승골로 MVP 뽑혀

한국의 이재민(가운데) 등 8개국 선수들로 구성된 옐로팀이 경기를 앞두고 활짝 웃고 있다. 이승건 기자
한국의 이재민(가운데) 등 8개국 선수들로 구성된 옐로팀이 경기를 앞두고 활짝 웃고 있다. 이승건 기자
승패는 갈렸지만 모두 웃었다. 세계 64개국 어린이들이 축구로 하나가 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식 파트너 가스프롬이 주최한 ‘우정을 위한 축구(Football for Friendship·F4F)’ 국제챔피언십이 1일(현지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바 아레나에서 열렸다. F4F는 2013년부터 매년 개최됐는데 첫해 8개국이던 참가국 수는 2014년 16개국, 2015년 24개국, 2016년 32개국으로 늘었고 올해는 64개국의 어린이들이 참여했다. 한국이 F4F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참가국 수가 늘면서 대회 방식도 바뀌었다. 지난해까지는 각국의 단일 클럽이 출전해 ‘국가 경쟁’을 했지만 올해는 한 국가에서 한 명의 선수만 출전해 8개국 어린이들로 연합팀을 만들었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 어울릴 기회를 더 많이 주기 위해서다. 선수들은 12∼14세의 남녀 어린이 및 장애 아동까지 포함됐다.

초등부 최고 골잡이로 평가받는 이재민(신정초)이 대표로 나선 한국은 아르메니아, 베네수엘라, 아이슬란드, 파키스탄, 슬로베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와 함께 ‘옐로 팀’으로 출전했다. 팀 편성은 3월에 추첨으로 결정했다. 옐로 팀은 첫 경기에서 우루과이, 방글라데시, 가나, 마케도니아, 네덜란드,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이라크 선수로 구성된 ‘사이언(Cyan·청록색) 팀’을 2-1로 누르고 4강에 진출했지만 오렌지 팀에 3-4로 아쉽게 졌다. 우승은 싱가포르, 스페인, 볼리비아, 아제르바이잔, 불가리아, 아르헨티나, 체코, 리비아 선수로 구성된 오렌지 팀이 차지했다. 첫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준 이재민은 2일 열린 공식 시상식에서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F4F에는 ‘영 저널리스트’로 불리는 64개국의 어린이 기자들도 함께했다. 어린이 선수들과 기자들은 6월 26일부터 현지에 모여 우정, 평등, 정의, 건강, 평화, 헌신, 승리, 전통, 명예 등 F4F의 가치를 공유하는 시간을 보냈다. 러시아 최대 국영기업인 가스프롬은 64개국의 성인 기자들도 초청했다. 현지 언론을 포함해 200명에 가까운 기자들이 취재를 한 대형 이벤트였다. 경기장에는 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 러시아 대표팀 감독(54), 러시아 최고의 공격수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35·제니트) 등이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케르자코프는 2014 브라질 월드컵 한국과의 경기에서 1-1을 만드는 동점골을 넣은 선수다.

F4F 프로젝트 2017은 3일(한국 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리는 칠레-독일의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 관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우정을 위한 축구#2018 러시아 월드컵#가스프롬#이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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