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7일에 있었던 U-20 대표팀의 평가전 도중, 큰 충격으로 의식 잃고 쓰러진 정태욱을 이상민과 김덕철 주심이 응급처치하고 있다. 사진제공 ㅣ KFA
K3리그 경기 중 선수 목 꺾이는 사고 신속한 응급처치로 최악의 상황 면해
지난 6월24일, K3리그 경기에서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김포시민축구단의 배대원이 헤딩을 시도하다 상대 선수의 허벅지에 목이 꺾여 쓰러진 것. 배대원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의식을 잃었다. 혀가 말려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기도를 막아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이때 배대원 선수를 구한 것은 주위 선수들과 심판들이었다. 동료 선수인 김상균과 함께 당시 주심이었던 오현진 심판, 송정환 부심이 배대원의 말려들어가는 혀를 잡아 빼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다행히 배대원은 곧 의식을 찾을 수 있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포의 주장인 김성민은 “심판분이 손을 물리면서까지 혀를 잡아줬다”라고 말할 정도로 심판들이 필사적으로 응급처치를 한 덕에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스포츠 응급처치 상황에서 무의식 환자에게는 ‘ABC 조치’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Airway’ 기도를 확보하고, ‘Breathing’ 인공호흡으로 산소를 공급한 뒤, ‘Circulation’ 혈액순환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이 4분 안에 이뤄지지 않으면 산소 부족으로 심장마비와 뇌 손상이 빠르게 진행돼 선수 생명을 위협한다. 그래서 이 4분이라는 ‘골든타임(Golden Time)’은 선수들에겐 정말 중요한 시간이다.
국내 축구계는 이미 이 골든타임의 소중함을 여러 번 지켜본 바 있다. 2011년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신영록이 의료진과 선수들의 빠른 초동대처로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했고, 지난 3월에도 U-20 대표팀 경기에서 의식을 잃은 정태욱을 동료 선수 이상민과 김덕철 주심이 재빨리 응급처치하면서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게 했다. 신영록 사례 이후 교훈을 얻은 축구계가 뒤늦게나마 여러 의료 제도를 구축하고, 심판이나 선수들을 위한 각종 교육을 시행한 덕이다.
현재 정태욱은 대학리그로 돌아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고, 신영록은 재활 활동을 통해 또 다른 감동의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계속해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것은 골든타임에서 빛난 그라운드 위 구성원들의 필사적인 노력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