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철(49)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은 23일 인도 방갈로르에서 개막하는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아시아컵 출전을 위해 훈련 중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호주, 일본, 필리핀과 함께 B조에 속해있다. 조별리그에선 탈락이 없다. 모든 팀이 8강에 올라 토너먼트로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 4강 진출팀에는 내년 스페인에서 개최될 FIBA 여자월드컵 본선 출전권이 주어지는 만큼 8강전에 ‘올인’해야 한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대륙 팀들이 이번부터 아시아컵에 출전하게 돼 월드컵 본선 출전권은 늘었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서 감독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수비다. 중국, 일본 외에도 호주, 뉴질랜드가 가세하면서 장신 선수들을 상대할 일이 더 많아졌다. 190cm 이상의 장신은 박지수(19·193cm·KB스타즈)뿐인 한국으로선 상대 장신자들을 잘 봉쇄해야만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서 감독은 “호주, 뉴질랜드, 중국은 물론 일본도 포스트에선 우리보다 높이가 좋다. 맨투맨과 대인방어를 가미한 지역방어 등을 훈련하면서 높이의 약점을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2∼3가지를 준비해 훈련하면서 선수들이 편하게 느끼는 쪽으로 준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한별의 경우 신장은 큰 편이 아니지만 파워가 좋은 편이다. 경우에 따라선 4번(파워포워드) 포지션에 활용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성적은 아주 중요하진 않지만, 서 감독은 일본전만큼은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훈련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일본이 이것을 잘하니 우리가 이렇게 대비해야 한다”, “일본의 특정 선수는 어떤 장점이 있다”는 식으로 설명하며 전술적 대비사항을 구체적으로 얘기해주고 있다. 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구체적인 대회 목표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지만, 일본전만큼은 이겨야 한다는 얘기를 전달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더 일본 선수들과의 플레이에 대비한 움직임을 얘기하면서 어떻게 대비할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본이 객관적 전력에서 우리보다 조금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본다.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알지만, 잘 준비해서 부담을 떨치면 대등하게 싸워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서 감독은 “이달부터 연습경기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준비한 수비를 테스트하고, 공격적으로도 준비한 전술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외곽슛 위주의 ‘양궁농구’를 하겠다고 했지만, 상대의 골밑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대략적인 전술을 공개했다. 또 “5명이 조금씩 도와주는 농구를 하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하고 있는데, 훈련과정에선 잘 따라주고 있다. 선수들도 의욕을 가지고 이번 대회를 준비해줘서 만족한다. 쉽지 않겠지만 갈 수 있는 끝까지 가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