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한다면 올림픽 정신 고취에 기여할 뿐 아니라 우리 지역과 세계평화, 인류화합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2018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거듭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하며 “물론 북한의 참여는 IOC의 결정에 달려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과 바흐 위원장의 단독 면담은 오전 9시30분부터 30분간 백악실에서 진행됐고, 이후 IOC 위원단과의 확대 접견이 오전 10시50분까지 이뤄졌다. 단독 면담에서 나온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바흐 위원장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하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바흐 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은 IOC와 1998년 북한의 시드니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했다”며 “당시 김 대통령은 ‘북한이 동의하면 나는 무엇이든 동의한다’고 했는데, 나는 이 한 말씀을 갖고 북한을 설득해 북한의 시드니올림픽 참가와 남북한 선수단 동시입장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이어 “그런 측면에서 문 대통령의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정책을 적극 지지하며, 이것이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IOC 위원단과의 확대 접견에서도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한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바흐 위원장이 북한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IOC 차원에서 최대한 돕겠다고 말한 것을 참석자들에게 소개했다. 또 “한국의 국제 스포츠 기여 정도를 감안해 현재 2명으로 한정돼 있는 IOC 위원의 숫자를 3명으로 늘리는 방안이 어떻겠는가”라고 바흐 위원장에게 묻기도 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 기념사에서 “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둔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보고 싶다”며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해달라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