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비였다. 강성훈(30)이 경기 도중 예고 없이 쏟아진 폭우로 인해 눈앞의 우승 기회를 살리는 데 실패했다.
3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TPC포토맥(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퀴큰론즈내셔널(총상금 710만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 대회 전 이날의 기상은 섭씨 32.7도에 간간이 바람이 부는 것으로 예보됐다. 경기를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이다.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4라운드에 돌입한 강성훈은 전반에만 2타를 줄이며 우승경쟁에 뛰어들었다. 후반 들어 15번홀까지 버디와 보기를 2개씩 주고받으며 1타차까지 추격했다. 16번홀(파4)에서 선두로 올라설 기회를 만들었다. 2번째 샷으로 공을 홀 1m 남짓한 거리에 붙이며 확실한 버디 기회를 잡았다. 성공시키면 공동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러나 순간 폭우가 쏟아졌다. 비 예보가 없었기에 우산이나 비옷 등을 전혀 챙기지 않고 코스로 나갔던 강성훈은 비를 피할 방법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비를 맞으며 경기를 계속했지만, 버디 퍼트가 홀을 벗어나고 말았다. 그 직후 폭우로 인해 경기가 중단됐고, 재개된 뒤에는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리는 실수까지 범해 순식간에 우승경쟁에서 멀어졌다.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한 강성훈은 합계 4언더파 276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경기 후 강성훈은 “(폭우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며 몹시 아쉬워했다.
카일 스탠리와 찰스 하웰 3세(이상 미국)가 나란히 합계 7언더파 273타를 쳐 연장전에 돌입했고, 연장 1차전에서 스탠리가 파를 기록해 보기에 그친 하월 3세를 꺾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127만8000달러(약 14억6000만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