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마지막이다. 붙잡아도 소용없는 이별의 의식, 그러나 결코 슬픔이 아니다. 해돋이와 석양의 중간 즈음 될법한 그런 밝음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의 존재감은 결코 지지 않을 해이기 때문이다.
‘라이언 킹’ 이승엽(41)이 생애 마지막 올스타 출전을 눈앞에 뒀다. 이승엽은 2017 KBO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드림올스타 지명타자 부문 1위(104만3970표)를 차지해 2위 닉 에반스(두산·55만266표)를 압도적으로 제치고 별들의 잔치에 초대됐다.
이승엽의 올스타전 출전은 이번이 11번째다. 1997년에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입문한 뒤 정확히 20년이 지난 2017년에도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됐다. 그는 이번 올스타전 출전으로 현역 최고령 올스타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올스타전이 열리는 15일은 이승엽의 나이가 만 40세10개월27일이 되는 날이다. 이는 종전 최고령인 2000년 김용수(전 LG·40세2개월21일)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다.
● 7년 연속 올스타, 최다득표 양준혁과 양분
1995년에 데뷔한 이승엽은 2년 뒤인 1997년부터 올스타전에 초대받았다. 프로 1년차에 두 자릿수 홈런(13개), 2년차에 타율 3할(0.303)을 치며 팬들의 눈도장을 받더니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일본 진출 직전해인 2003년까지 7년 연속 올스타로 선정됐다. 1999년과 2001년에는 팬들에게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별 중의 별로 우뚝 섰다. 공교롭게도 이 7년 동안 최다득표 경쟁자는 팀 동료 양준혁(전 삼성)이었는데, 둘은 7년 동안 올스타 최다득표를 5번이나 양분하는 기염을 토했다. 양준혁은 1997년, 1998년, 2003년에 최다득표자가 됐다.
● 첫 올스타전 홈런왕·역대 최다득표
8년간의 해외생활을 마친 이승엽은 2012년에 친정팀 삼성과 다시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무대에 복귀했다. 이듬해인 2013년부터 다시 올스타전과 인연을 맺었다. 10년 만에 출전하는 올스타전은 이승엽에게 특별한 무대였다. 그는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홈런왕 레이스에 참가해 당당하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승엽은 2015년에도 올스타 무대를 밟았다. 생애 9번째 올스타전 출전인 것도 큰 의미였지만, 압도적인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그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다. 당시 드림올스타 지명타자 부문에서 153만47표를 받아 1982년부터 시작된 프로야구 올스타전 역대 최다득표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999년, 2001년에 이어 세 번째 최다득표의 영광도 안았다.
● 마지막 올스타, 팬들을 위해
올해 올스타전은 지난해 개장한 삼성의 홈구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다. 이승엽은 마지막 올스타전을 홈구장에서 치르는 행운을 얻었다. 라이언킹의 마지막 올스타전 출전을 보기 위해 팬들은 벌써부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KBO도 팬들의 뜨거운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12일까지 올스타전 입장권을 예매하는 사람에 한해 추첨을 통해 15일에 예정된 이승엽 팬 사인회에 참석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 이벤트에 당첨되는 이는 동반 1인까지 함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