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FC 정문홍 대표, 명예훼손·협박혐의 벗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5일 05시 45분


정문홍 대표. 동아닷컴DB
정문홍 대표. 동아닷컴DB
송가연과 소송서 불기소 처분…사실상 승소
로드측 “송가연 조종하는 개인·집단 있다”


여성 종합격투기 선수 송가연과 ROAD FC 사이의 법적분쟁의 끝은 과연 언제일까? 벌써 3년째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분쟁에 변곡점이 될 결정이 나왔다. 인천지방검찰청은 6월28일 송가연이 ROAD FC 정문홍 대표를 상대로 2016년에 제기한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법률(이하 정보통신법)위반(명예훼손), 협박, 모욕 등의 형사고소 사건에 대해 “명예훼손과 협박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모욕 역시 공소권 없음(공소제기 요건 흠결)으로 불기소처분했다. 송가연은 그동안 자신의 SNS와 언론 인터뷰, 보도자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정문홍 ROAD FC 대표로부터 녹취록을 빌미로 한 협박과 인신공격적 명예훼손, 성적모욕을 당했고 소속 매니지먼트사 수박이엔엠과 소속 대회사 ROAD FC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이 주장에 대해 혐의가 없거나 공소를 제기할만한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았다. ROAD FC의 손을 들어준 결정으로 해석된다.

ROAD FC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나오자 “정문홍 대표가 송가연 선수에 대해 어떠한 명예훼손이나 모욕 행위도 하지 않았고, 협박을 한 사실도 없다는 점이 경찰의 수사와 검찰의 판단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의 공식입장을 밝혔다. ROAD FC는 검찰의 결정에 힘을 얻은 듯 “3년째 이어진 소송의 배경으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송가연을 흔들거나 조종하는 집단 내지 개인이 존재한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 송가연이 소속매니지먼트사 수박이앤엠을 상대로 매니지먼트 계약해지 확인소송을 제기하면서 벌어진 싸움은 복잡하게 얽혀있다. 양측의 주장이 워낙 달라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종합격투기 선수로서 큰 뜻을 품었던 그는 3년째 케이지에 서지 못하고 있다.

송가연은 2015년 수박이앤엠과 매니지먼트 계약해지 확인소송을 냈고, 2017년에는 ROAD FC에 전속선수 계약해지 청구소송을 내는 등 2건의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별도로 정문홍 ROAD FC 대표와 김영철 수박이앤엠 대표, 수박이앤엠 직원을 상대로 형사소송을 냈지만 이번에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매니지먼트 계약해지 소송은 한 차례 결정이 났다. 송가연이 1심에서 이겼다. 4월 서울지방법원은 계약해지를 주장해온 송가연의 손을 들어줬다. 계약해지 사유로 주장한 불공정 계약, 매니지먼트 불성실, 운동선수 활동에 방해되는 활동 강요, 정산 의무 불이행, 성희롱, 협박 등 때문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양측이 서로 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갈라서는 것이 좋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2015년 4월 수박이앤엠이 배포한 보도자료 가운데 송가연의 이탈 원인을 ‘비정상적 관계’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들어, 양 당사자간의 신뢰관계가 파괴되었다고 봤다.

수박이앤엠은 이 결정에 항소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ROAD FC를 상대로 한 전속선수계약 해지 청구 민사소송은 1심이 진행 중이다.

민사 소송 2건의 최종 해결까지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송사가 길어지면서 당사자 사이에 감정의 골은 더 깊어졌다. 이럴수록 양측의 피해는 커지겠지만 지금은 누구도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치킨게임이 연상된다. ROAD FC는 “진심어린 자세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한다면, 전향적인 자세로 선수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양보할 의사가 있다”며 일단 화해의 손을 벌렸다. 그러나 “만일 상대가 끝까지 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강경대응하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진흙탕 싸움 속에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 돈이 낭비되고 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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