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K리거 활용폭 놓고 구단들 촉각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신태용(47) 감독이 축구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A대표팀 지휘봉은 2014년 홍명보(48) 전 감독 이후 3년 만에 다시 국내 지도자에게 돌아왔다.

외국인 감독의 장점 중 하나는 대표팀 선발 대상 선수들을 편견 없이 평가한다는 데 있다. 특히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전 감독은 전술적 부분에선 한계를 드러냈지만, 선수 선발폭은 역대 어느 감독들보다 넓었다. K리거들을 뽑는 데도 주저함이 없었다. 역대 어느 사령탑보다 K리그 경기장을 자주 찾았다.

이정협(부산 아이파크), 이재성(전북현대), 황의조(전 성남FC·현 감바 오사카), 권창훈(전 수원삼성·현 디종) 등은 K리그를 눈여겨본 슈틸리케 전 감독에 의해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이다. 특히 이정협은 국내지도자들이 전혀 관심을 갖지 않던 공격수였지만, 대표팀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가치를 높인 경우다. 슈틸리케 전 감독이 K리거를 적극 활용하면서 젊은 선수들에게는 “K리그에서 잘하면 나도 대표팀에 뽑힐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이뤄졌다.

반면 국내 지도자들은 해외파를 중용하곤 했다. 홍명보 전 감독이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넣은 23명 중 당시 K리거는 6명(김신욱·이근호·이용·이범영·정성룡·김승규)이었는데, 골키퍼 3명을 제외하면 필드플레이어는 3명뿐이었다. 당시 K리그 최고의 선수로 꼽히던 이명주(전 포항 스틸러스·현 FC서울)도 외면당했다.

K리거 활용폭을 놓고 신 감독은 어떤 방향을 택할지 K리그 각 구단과 선수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