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신태용(47) 감독은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까지 자신과 함께한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전 감독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듯했다. 그러나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을 설명하면서 은연중에 슈틸리케 감독 체제 하의 문제점을 몇 가지 언급했다. 신 감독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 전술운용에서 분명한 차별성 선언
신 감독은 “지나간 감독님을 얘기하는 부분은 어렵다. 모시고 곁에서 봐왔는데, 전술 부재가 있지 않나 싶다. 거기까지만 말하겠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신 감독은 지난해까지 A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곁에서 지켜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 전술과 경기 준비에 관한 부분은 슈틸리케 감독과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 중심으로 이뤄진 까닭에 그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감독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입장이었고, 조언도 최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눈으로 확인하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A대표팀을 지휘하겠다는 것이 신 감독의 구상이다. 그래서인지 신 감독은 ‘자신 특유의 색깔과는 어울리지 않는’ 무실점 경기를 통해 승리하는 ‘실리축구’를 구사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
● 달라질 손흥민 활용법
신 감독은 A대표선수 중 소속 리그에서 가장 활발한 공격력을 보이고 있는 손흥민(25·토트넘) 활용법에서도 슈틸리케 전 감독과는 다른 구상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좋은 활약을 하다가도 대표팀에 오면 그렇지 못하다는 말이 있는데, 좋은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슈틸리케 감독이 활용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내가 따로 생각한 게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과 다른 움직임과 활용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경기장에서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A대표팀의 공격력 전반을 극대화해야 하지만, 손흥민이 소속팀에서처럼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쉽지 않은 과제지만, 신 감독은 ‘슈틸리케호’의 실패한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란 각오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