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에 함께해주면 좋겠다. 다만 남북 단일팀, 공동 입장 문제는 북한의 참여 의사가 분명하고 확정이 된 다음 논의할 수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사진)이 6일 충북 진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평창 올림픽 북한 참가 논의의 기준을 명확하게 정리했다. 이 회장은 “현재 안보 상황에서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참여하면 외국인도 안심하고 한국을 찾을 것이다. 북한의 참가를 계속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하고 북한의 참가를 위해 IOC가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이 회장은 “남북 단일팀 구성은 우리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문 대통령과 바흐 위원장이 만난 자리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23명+α’ 형태로 구성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그건 우리 체육계 인사들끼리 주고받은 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자격 IOC 위원 후보 ‘셀프 추천’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8일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IOC 위원 후보 추천 권한 위임을 받은 뒤 16일 IOC 위원 입후보 신청서를 제출해 ‘셀프 추천’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이 회장은 “누가 후보가 되든 한국 입장에서 IOC 위원이 절실하다는 것을 어필해야 했다”며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문체부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안건을 논의하던 중 IOC와 직접 대화할 IOC 위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하에서 순수하게 진전된 과정”이었다고 배경을 전했다.
이 회장은 “먼저 NOC 부회장으로 후보 자격이 되는 김성조 한국체대 총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최문순 강원도지사에게 후보 제안을 했는데 모두 고사했다”고 털어놨다. IOC 위원에 입후보할 수 있는 NOC 대표 자격은 회장과 부회장이다.
이 회장은 “이후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박용성 전 IOC 위원, 이연택, 김정행 전 체육회장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나의 부족함을 설명했지만 모두 일본과 중국, 북한이 NOC 자격 IOC 위원이 있기 때문에 ‘일단 빨리 입후보 신청을 해야 한다’고 했다. 문체부에서도 ‘NOC 위원장 자격으로 일단 신청서를 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설에 대해서는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현재 한국은 장기 투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제외하면 유승민 선수위원이 유일한 IOC 위원이다. 이건희 회장의 임기도 내년 2월 종료돼 당장 국제 스포츠 외교력과 영향력 약화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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