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한울(26)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 인생에 큰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2014년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호랑이 군단에 합류했다. 이후 3년간 김선빈, 안치홍의 군 입대로 생긴 내야 공백을 메우며 홀로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주전 내야수로 발돋움은 어려웠다. KIA는 최형우를 삼성으로부터 FA로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강한울을 내줬다. 하루아침에 유니폼 색깔이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강한울은 삼성에 합류해 올 시즌 초부터 선발로 출전했다. 임무는 KIA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야수 김상수의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는 것이 그의 첫 번째 임무였다. 주로 유격수 혹은 가끔씩 2루수로 출전했다.
적응기간이 필요했던 것일까. 출발은 원활하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에 나오는 실책은 그를 매 경기 주눅 들게 만들었다. 선발로 출전하는 시간이 많아진 만큼 짊어져야 하는 책임의 무게도 컸다. 아쉬운 수비를 펼칠 때마다 내뱉는 탄식이 삼성에 오면서 눈에 띄게 늘었다.
스스로 이겨낼 필요가 있었다. 시즌이 중반으로 향할수록 그의 임무는 ‘백업’이 아닌 ‘주전’으로 굳혀졌다. 삼성이 반등을 시작한 5월 중순부터 꾸준히 내야를 지키며 실책수를 줄여 나갔다. 4월에 기록한 5개의 실책은 5월에는 3개, 6월에는 1개로 줄었다.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이 이어졌다. 그는 삼성이 유독 부진했던 4월에도 타율 0.293을 유지해 상하위 타선에서 분주히 움직였다. 5월 들어 잠시 주춤했지만 6월부터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려 11일까지 시즌타율 0.293을 유지 중이다. 이는 70경기 이상을 뛴 삼성 타자들 중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꾸준한 활약 덕분에 생애 첫 규정타석도 눈앞에 뒀다. 강한울은 지난해까지 3년간 규정타석을 채운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258타석을 소화해 규정타석인 263타석까지 5타석만을 남겨 놓았다.
‘보상선수’ 강한울의 올 시즌 출발은 분명 밝지 않았다. 그러나 그에게 이제 ‘보상선수’라는 타이틀은 잊혀진지 오래다. 사자군단의 그라운드를 지키는 주전 내야수 강한울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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