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레이스가 흥미진진하다. 4위를 기준으로 순위당 ±2점씩 점수를 주던 것을 올 시즌부터 ±1점씩으로 바꾸면서 선수들 간 득점편차가 줄어들었기 때문. 이는 좁아진 승급 기회와 선수들 기량의 상향 평준화로 이어져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주를 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 l 국민체육진흥공단
올 시즌 종합득점 산정방식 변경으로 경륜선수들 간 득점편차가 줄어들며 박진감 넘치는 경주들이 펼쳐지고 있다. 경주결과 4위를 기준으로 한 순위당 ±2점씩 점수를 주던 것을 올 시즌부터는 ±1점씩으로 바꾸면서 2·3착만 꾸준히 해도 쉽게 승급했던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좁아진 승급의 문과 선수들 기량의 상향평준화로 평일 경주 편성도 이제는 강축 일변도의 흐름이 줄어들며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주가 펼쳐진다.
흔히 ‘경륜은 자리싸움’이라고 말한다. 자리싸움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면 그만큼 우승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자리싸움에 나서는데 이 과정에서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축이 되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경쟁이 펼쳐진다. 특히 인지도가 높은 강축이라면 좋은 자리를 차지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올 시즌은 강축 일변도의 흐름이 줄어들며 인지도에 밀려 실력 발휘를 못하던 복병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하반기 승강급 총인원은 37명으로 상반기 127명에 비하면 변동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 결과 등급심사 이후 탈 선발, 우수급 기량의 선수들이 확실한 1강을 형성하는 저배당 경주의 비중이 예전보다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반대로 강급된 선수의 인지도에 압도되던 복병들이 힘을 내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광명 25회차(6월30일∼7월2일) 경주에서 이를 증명하듯 복병들의 활약이 펼쳐졌다. 대표 사례가 유승우(11기, 40, B2반)다. 25회 1일차 광명 2경주에서 인지도 1·2강을 형성하던 정관과 강양한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경주는 초반 정관과 강양한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불안한 상태로 진행되다 타종 이후 유승우가 과감한 선행승부로 승부수를 띄웠다. 또 한명의 복병 조동우가 내선마크로 정관을 밀어내는 이변 전개가 나오면서 쌍승 유승우·강양한 23.0배, 삼복승 유승우·강양한·조동우 42.6배의 고배당이 터졌다. 타협점을 찾지 못한 강자들 틈에서 과감히 선행을 한 유승우의 승리였다.
우수급 9경주에서는 추입형 강자 박덕인이 다수의 선행형 사이에서 고전하며 쌍승 김만섭·공태욱 160.7배, 삼복승 김만섭·공태욱·양기원 35.8배의 고배당이 나왔다. 두 경주 모두 힘 좋은 선행선수가 종합득점 선두로 나선 축 선수를 인정하지 않는 이변 흐름에서 나온 경주결과였다.
평일 경주에서부터 꿈틀대던 복병들의 활약은 일요경주에서 폭발했다. 광명 1경주에서 이범석·한동윤·정영기가 1∼3위를 하며 쌍승 49.0배, 삼복승 98.0배를 기록했다. 2경주에서는 김영규·김정훈·박현오가 차례로 들어오며 쌍승 77.6배, 삼복승 64.0배가 터졌다. 3경주에서는 정관·박종승·장동민이 쌍승 74.2배, 삼복승 80.0배을 터뜨려 1∼3 경주 연속해서 고배당이 터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경륜뱅크’의 배재국 예상팀장은 “강자를 중심으로 2·3강을 형성한 선수들이 강자의 앞뒤로 초주 자리를 잡고 선행과 마크추입으로 이어지던 흐름이 차츰 줄어들고 있다. 이제는 평일 경주에서도 강자 1강 구도가 아닌 2∼3명의 강자가 다투거나 다수의 선행선수들이 강자 주위에서 주도권 장악을 노리는 편성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 같은 흐름이 심화될 경우 강자들의 다툼 속에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노련한 복병들에게 언제든지 역전의 기회가 올 수 있다. 다수의 선행형이 포진한 편성에서는 같은 전법의 경쟁상대를 활용해 짧게 승부하며 강자의 추입을 봉쇄할 수 있는 복병들이 더욱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