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車미네이터’ 차두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3일 03시 00분


차두리, 신태용호 코치로 대표팀 복귀… 축구협, 김남일-전경준 등 4명도 선임

넉 달 전 한국 축구대표팀을 떠났던 차두리 전력분석관(37)이 코치로 다시 대표팀에 합류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대표팀 지휘봉을 새로 잡은 신태용 감독(47)이 뽑아 달라고 요청한 코치들을 12일 선임했다. 신 감독을 도울 코칭스태프는 차 코치를 포함해 전경준(44) 김남일 코치(40), 김해운 골키퍼 코치(44), 이재홍 피지컬 코치(34) 등 5명이다.

차 코치의 대표팀 복귀는 약 넉 달 만이다. 신 감독의 전임자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던 지난해 10월 전력분석관으로 대표팀에 들어온 그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시리아전(3월 28일)이 끝난 뒤 축구협회에 사의를 밝히고 대표팀을 떠났다. 대표팀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부족한 점이 많아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과의 관계가 원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 코치의 대표팀 복귀를 두고는 논란도 있다. 주변의 만류도 뿌리치고 떠났던 그가 다시 돌아온 것에 대해 ‘대표팀이 위기에 몰렸을 때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떠나놓고 넉 달 새 부족한 점을 다 채웠다는 것이냐’며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차 코치는 이번 대표팀 코치 자리를 처음에는 고사했지만 신 감독의 거듭되는 요청을 외면하지 못해 받아들였다. 신 감독은 “차 코치에 대해서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안다. 힘들겠지만 남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에서 희생하면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라 얘기했다. 본인은 (코치직을) 고사했지만 내가 일주일간 설득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 사실상 코치 역할을 하고도 A급 지도자 자격증이 없어 전력분석관 직함을 달았던 차 코치는 5월 유럽축구연맹(UEFA) A급 지도자 자격증을 땄다.

차 코치와 함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김남일 코치도 예상대로 신 감독을 돕게 됐다. 신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되자마자 김 코치에게 전화를 넣어 코치를 맡아 달라고 했고, 김 코치도 단번에 받아들였다. 두 코치 모두 선수 시절 후배들이 잘 따랐던 선배다. 이 때문에 신 감독은 두 코치가 선수들과의 소통 면에서 필요한 조력자라고 판단했다. 김 코치는 “마음 같아서는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빠따’라도 치고 싶지만 시대가 바뀌었으니 그러지는 못 하겠고, 어려운 시기인 만큼 (감독과 선수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하겠다”고 말했다. 전경준, 김해운 코치는 연령대 대표팀에서 신 감독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이종석 wing@donga.com·이승건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차두리#김남일#신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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