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리그 챔프 3차전 대활약… SK에 창단 첫 우승 감격 안겨
남자 두산은 3연속 정상 올라
역시 핸드볼 ‘여제’는 죽지 않았다. 한국 여자 핸드볼의 에이스 김온아(29)가 소속팀 SK 슈가글라이더즈를 정상에 올려놓으며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SK는 12일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벌어진 2017 SK핸드볼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3전 2승제) 3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지난해 챔피언 서울시청을 31-30으로 물리치고 창단 6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온아(8골)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서울시청은 경기 초반 강한 몸싸움으로 가운데에서 공격을 조율하던 김온아를 압박했다. 상대의 반칙성 플레이에 막히면서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는 김온아도 흥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 도중 친동생이자 팀 후배인 김선화(26·7골)에게 큰 소리로 짜증 섞인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김온아는 노련했다. 수비가 자신에게 쏠린 것을 역이용해 동료들의 기회를 부지런히 살렸다. 상대가 득점을 하고 코트 복귀가 느린 틈을 타 속공까지 주도했다. 전반을 14-15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이한 김온아는 체력이 떨어진 서울시청 수비를 휘젓고 다니며 본격적으로 득점에 가세했다.
27-27로 맞선 채 시작된 연장전은 김온아의 독무대였다. 연장 후반 막판 29-28로 앞선 살얼음 승부에서 페널티 스로와 돌파에 이은 슛을 연거푸 성공시키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얼마나 기뻤는지 좀처럼 볼 수 없던 점프 세리머니가 절로 나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시청에서 SK로 이적한 김온아는 올림픽을 비롯해 결정적인 순간에만 부상으로 울었던 아픈 과거를 씻어내고 큰 경기에서 에이스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경기 후 김온아는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서 기쁘다. 올림픽에서 아픈 경험을 했지만 보상받은 것 같다”며 웃었다. 새 팀에서 잘 적응할 수 있게 해준 동생에 대한 고마움도 드러냈다. 김온아는 “후반 종료 직전 동생에게 패스를 했으면 경기를 일찍 끝낼 수 있었다. 동생이 키만 컸어도…”라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동생이 잘해줘 더 기쁘고 나에게는 동생이자 친구 이상인 존재다. 앞으로 동생에게 짜증 안 내겠다”며 눈물을 쏟던 동생을 다독였다. 올 시즌 통합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룬 김온아의 다음 목표는 항상 모자람과 아쉬움이 남았던 대표팀에서의 활약이다. 김온아는 “태극마크를 달고 제대로 뛰어본 적이 없다. 12월 세계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을 다시 살려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두산이 인천도시공사를 24-20으로 꺾고 1승 1패를 기록했으나 골 득실차에서 앞서 통산 6번째 우승과 3시즌 연속 우승의 쾌거를 달성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