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여 프로골프 대회가 분리된 이후 처음으로 같은 골프장에서 남녀 챔피언이 탄생했다. 먼저 대회를 마감한 남자는‘돌아온 승부사’ 강경남(34)이 여자는 무명의 박신영(23)이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강경남은 16일 경상남도 사천 서경타니골프장 청룡 현무코스(파71·6694야드)에서 열린 한국남자프로골프투어(KPGA) 카이도 시리즈 5차 진주저축은행 카이도 남자오픈(총상금 3억원)에서 모처럼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로 사흘 연속 선두를 달리던 황재민에 역전승을 거뒀다.
강경남의 한국남자골프 투어 개인 통산 10승째다. 2013년 KPGA 코리안 공식 개막전인 제 1회 해피니스 광주은행 오픈 이후 4년 2개월 만의 우승이어서 기쁨이 2배였다. 단독 선두 황재민에 2타 뒤진 3위로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친 강경남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를 5개를 잡아내며 일찍 선두로 올라섰다. 정확한 아이언 샷을 자랑한 강경남은 11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해 위기를 맞았지만 선두를 내주진 않았다. 17번 홀부터 손바닥 통증으로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해 보였지만 이를 극복하고 1위 자리를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7년 만의 생애 첫 승을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노렸던 황재민은 최종 라운드에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최종 15언더파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박신영은 같은 골프장 주작코스(파72·6414야드)에서 진행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카이도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서연정(22·요진건설)과 안나린(21)에 한 타 차로 앞서며 정상에 섰다. 생애 첫 우승과 함께 우승상금 1억원을 손에 넣었다. 2013년 KLPGA투어에 입성한 박신영은 톱10 입상이 4차례뿐이었고, 우승상금 총액도 1억원을 넘은 게 올해가 처음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다. 정규투어 시드를 지키지 못해 3번이나 시드전을 치기도 했다. 공동 8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신영은 무결점 플레이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전반 9홀에서 버디 2개로 스코어를 줄인 뒤 11번홀과 12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로 공동 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파 행진을 이어가다가 18번홀(파5)에서 5m 버디 버트를 성공시켜 단독 1위로 경기를 마쳤다.
박신영은 경기를 마치고 한 시간 동안 초조하게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본 뒤 마침내 우승이 확정되자 다시 그린으로 나와 첫 우승을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