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부터 시작된 US여자오픈은 ‘오픈(Open)’ 대회인 만큼 아마추어 선수들도 출전할 수 있다. 역대 이 대회에서 아마추어가 우승한 적은 단 한 번 있었다. 1967년 카트린 라코스트(프랑스)였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새 역사에 도전하는 선수가 있다. 아마추어 최혜진(18·학산여고)이 그 주인공이다.
최혜진은 16일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3라운드까지 8언더파 208타를 기록한 최혜진은 선두 펑산산(중국)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최혜진은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에서 펑산산과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치른다.
US여자오픈 국내 예선전을 1위로 통과한 최혜진은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프로 선수들 뺨치는 기량을 선보였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243야드로 13위에 올랐다. 페어웨이 안착률(81.0%)과 그린 적중률(74.1%) 역시 각각 16위와 5위다. 퍼팅 역시 라운드당 28개로 5위에 랭크됐다. 이날 1번홀(파5)을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결국 3개의 버디로 2타를 줄이는 위기관리 능력도 선보였다.
최혜진은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단체전 은메달, 2015년 세계주니어선수권 개인과 단체전 2관왕, 지난해 세계아마추어선수권 개인 및 단체전 2관왕 등 아마추어로서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올해는 프로 대회에서도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 왔다. 올초 LPGA투어 ISPS 한다 호주오픈에서는 공동 7위에 올랐다. 이달 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에서는 쟁쟁한 선배들을 모두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KLPGA투어에서 아마추어 선수의 우승은 2012년 4월 김효주(22·롯데)의 롯데마트 여자오픈 이후 5년 2개월여 만의 일이었다. 최혜진은 “마지막 날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다 보면 좋은 성적이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아마추어 선수들의 우승을 막은 건 주로 한국 선수들이었다. 1988년 박세리는 연장 접전 끝에 미국 듀크대에 다니던 태국계 선수 제니 추아시리폰을 꺾었다. 2005년에는 김주연이 마지막 홀 벙커샷 버디로 아마추어이던 모건 프레슬과 브리트니 랭(이상 미국)을 이겼다.
한편 3라운드까지 상위 5위에 오른 7명 가운데 펑산산을 제외한 6명이 한국 선수다. 톱10으로 범위를 넓히면 13명 가운데 한국 선수가 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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