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가르비녜 무구루사(스페인·세계랭킹 15위)가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을 노리던 비너스 윌리엄스(37·미국·세계랭킹 11위)를 격파하고 윔블던 여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무구루사는 15일(현지 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윌리엄스를 2-0(7-5, 6-0)으로 완파하고 지난해 프랑스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안았다. 무구루사는 1994년 콘치타 마르티네스 이후 23년 만에 윔블던 여자 단식을 제패한 스페인 선수가 됐다.
승부처는 1세트였다. 무구루사는 게임스코어 4-5로 뒤진 상황에서 10번째 게임에서도 15-40으로 내몰렸다. 단 한 개의 실수로도 1세트를 내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무구루사는 19차례의 랠리를 주고받은 끝에 가까스로 전세를 뒤집으며 게임을 가져갔다. 게임스코어 5-5의 상황에서 기세가 오른 무구루사는 1세트 나머지 2게임마저 가져가며 세트를 따냈다. 무구루사는 이후 2세트에서는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윌리엄스를 무릎 꿇렸다. 이번 우승으로 무구루사는 다음 주 새로 발표될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세계랭킹 순위에서 지금(15위)보다 10계단 수직 상승한 5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이 대회 결승전에서 비너스의 동생 세리나 윌리엄스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무구루사는 우승을 확정짓자마자 코트에 주저앉아 눈물 흘렸다. 그는 “어린 시절 TV로 비너스가 윔블던 결승전에서 경기하던 모습을 지켜봤다”며 “그런 선수와 대결을 펼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건 정말 뜻 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9년 만의 메이저 대회 정상 탈환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2000년대 초·중반 전성기를 보낸 윌리엄스는 2008년 윔블던 우승 이후 침체기를 겪으며 한때 세계랭킹 130위권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윌리엄스는 올해 호주오픈에서 준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