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 스타 출신 유영동 대표팀 감독
“20대 초반 여자선수들에 다가가 땀의 결실 맺을수 있게 돕고파”
유영동 NH농협은행 여자 정구부 감독(44)은 선수 시절 ‘코트의 황제’로 불렸다. 정구가 비록 비인기 종목이라 주목을 덜 받긴 해도 유 감독은 아시아 경기대회에 4번 출전해 시상대에 10번이나 올라가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30대 초반이던 2005년에는 체육훈장 가운데 최고 등급인 청룡장을 받기도 했다.
요즘 유 감독은 화려했던 경력은 접어둔 채 초보 사령탑으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5월 여자 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그는 최근에는 NH농협은행 코치에서 감독으로 내부 승진했다. 지난달부터 40일 일정으로 전북 순창에서 대표팀 전지훈련을 이끌고 있는 유 감독은 “코치 때는 선수들에게 기술 지도를 하는 데 치중했는데 감독이 되고 나니 정신적, 심리적인 부분에 더 신경 쓰게 된다”고 말했다.
40도 가까운 땡볕 아래서 고된 훈련을 하고 있는 20대 초반의 여자 대표팀 선수들에게 하루 한 번 커피숍에서 마시는 아이스커피 한 잔은 꿀맛이다. 에이스 김지연(옥천군청)과 김영혜(NH농협은행)는 “감독님 바뀌시고 달라진 내용이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선수들과 찻집에서 솔직한 대화를 하다 보면 속을 열 수 있다. 운동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풀게 된다”고 설명했다.
선수들 기억 속에 세심한 지도자로 남고 싶다면서도 특유의 승부 근성은 여전하다. “지고 나서 후회하는 경기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평소 강한 체력훈련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해야 합니다.”
대표팀은 다음 달 안성 코리아컵 국제대회와 브라질컵에 잇따라 출전한다. 두 대회는 내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시아경기 전초전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7개 전 종목 금메달을 휩쓸었던 남녀 정구 대표팀은 내년 대회에서는 3∼5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 감독은 “묵묵히 흘린 땀의 결실을 꼭 맺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춰 소통해야 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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