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대표팀 미디어데이
“톱 클래스팀과 25번 이상 대결”… 여자팀도 “평창서 후회 없는 경기”
정몽원 회장, 올림픽 이후 비전 제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한국 아이스하키가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 자동 출전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로 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세계를 놀라게 할 성적을 거두고, 올림픽 이후 아이스하키 선진국 대열에 완전히 진입하겠다는 각오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19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아이스하키 남녀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내년 올림픽 직전까지 남녀 대표팀의 훈련 계획과 올림픽 이후 아이스하키 경쟁력 강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았다.
올해 기적 같은 세계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 승격이라는 쾌거를 일군 남자 대표팀(세계 21위)은 26일까지 국내에서 체력 강화 특별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이후 평창 올림픽 직전까지 세계 톱 클래스 팀과 25경기 이상 정면 대결을 벌이기로 했다.
마치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세계 강팀과 연이어 맞붙으면서 전력 담금질을 한 뒤 4강 신화의 토대를 닦았던 것 같은 모양새다. 올해 12월에는 캐나다(1위), 러시아(2위), 스웨덴(3위), 핀란드(4위), 체코(6위) 등이 출전하는 러시아 채널원컵 유로하키투어에 출전한다.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과 같은 A조에 속한 캐나다, 체코 등을 직접 상대할 좋은 기회다.
백지선 남자 대표팀 감독은 “평창 올림픽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어떤 경기도 진다는 생각을 안 해 봤다. 예언가는 아니지만 모든 경기를 이기려고 할 것”이라고 깜짝 선언을 했다. 주장 박우상(안양 한라)도 “감독님처럼 선수들의 목표도 금메달이다. 패하지 않으려고 무조건 노력하겠다”고 공약했다.
백 감독은 조 편성이 발표됐을 당시 한 외국 아이스하키 유명 블로거가 캐나다가 한국에 162-1로 이길 것이라는 조롱 섞인 예상을 했던 것을 다시 언급하면서 “캐나다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오면 좋겠다. 그 생각을 반드시 바꿔줄 것”이라며 “월드챔피언십에 속해 있는 강국들이 한국 팀에 적응하려고 애쓰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세라 머레이 여자 대표팀 감독은 “여자 아이스하키 강국들이 지금까지는 우리를 상대해 주지 않았지만 지금은 먼저 경기를 하자고 제안이 와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평창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세계랭킹 22위인 여자 대표팀은 평창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B조에서 스위스(5위), 스웨덴(6위), 일본(9위)과 대결한다. 여자 대표팀 주장 한수진은 “꼭 한일전에서 이기겠다”고 말해 선수단의 박수를 받았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정몽원 회장(사진)은 올림픽 이후 아이스하키의 발전 계획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정 회장은 “한때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회장이 만나주지도 않았다. 어렵게 만난 회장에게 한국 아이스하키가 평창 올림픽에 나가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니 ‘올림픽 이후 한국 아이스하키의 모습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돌아와 한 방 먹은 기억이 있다”며 “2020년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한국 아이스하키의 꿈과 비전을 준비할 수 있는 길을 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의 큰 뜻을 따라야 된다. 그렇지만 협회는 선수를 보호하지 못하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선수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 단일팀 논의가 진행되면 대한체육회와 IIHF를 통해 협회의 안을 만들어 관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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