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1위 KIA가 흔들린다. 무슨 호들갑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KIA 내부적으로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후반기 KIA는 22일까지 2승3패다. 특히 21~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롯데에 연패를 당했다. 롯데 상대로 종전까지 8승1패의 초강세였는데, 그 심적 우위가 무너졌다. 그 사이 2위 NC는 꾸준히 승리를 추가하고 있다. 22일까지 후반기 5전 5승이다. 8게임까지 벌어졌던 경기차는 어느새 5게임차로 줄었다. 사실상 끝난 줄 알았던 1위 경쟁이 재점화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 고질적 문제가 되고 있는 불펜
KIA의 21~22일 롯데전 연패는 결국 불펜 싸움에서 밀린 것이었다. 21일 3-2 리드 상황에서 선발 양현종에 이어 7회초 등판한 임창용은 동점을 내줬다. 8회 투입된 김진우 역시 롯데 앤디 번즈에게 홈런을 맞았다. 22일은 선발 팻 딘이 8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음에도 9회초 올라온 임창용이 또 실점을 했다. 결국 0-1로 패했다. 이틀 연속 1점차 패배였다.
KIA 벤치는 임창용이 위압적 구위가 아님을 알면서도 승부처에 넣고 있다. 베테랑을 중시하는 김기태 감독의 성향도 작용했겠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 이유는 임창용을 능가할 자원들이 딱히 보이지 않는 현실 탓이 크다.
마무리 김윤동에게 과부하를 안기는 것도 부담이다. 윤석민, 심동섭 등 재활 전력들이 단기간에 돌아올지도 미지수다. 정용운은 5선발을 맡고 있다. KIA의 팀 블론세이브 숫자도 어느덧 10개가 됐다. 현재로서는 불펜에 딱 떨어지는 해답이 안 보인다.
● 최형우-이범호가 안 맞고 있다
사실 KIA 불펜은 개막부터 계속 불안했다. 그럼에도 큰 탈 없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선발과 타력의 힘이 컸다. 불펜싸움이 되기 전, 공격력으로 기선을 잡아버린 것이다. 그런데 후반기부터 이런 야구가 다소 삐걱거리고 있다.
후반기 첫 3연전인 넥센과의 고척 3연전은 그래도 방망이가 잘 돌아갔다. 고척돔이라는 특수성이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을 유지시켜 줬다. 그러나 야외구장인 광주로 돌아온 뒤 타자들이 허덕이고 있다. 21일 롯데전은 14안타 4볼넷을 얻고도 3득점이 전부였다. 3점 중 2점이 홈런으로 나왔다. 22일 롯데전도 5안타 7볼넷을 뽑고도 단 1점을 빼내지 못했다.
득점권에서 흔들리고 있다. 특히 타선의 구심점인 4번타자 최형우와 베테랑 이범호가 해결을 못해주는 것이 치명적이다.
김 감독 이하 KIA 선수단 전체는 ‘올 시즌이 우승 적기’라는 절박함으로 뭉쳐 있다. 그러나 이런 간절함이 부담감으로도 작용하는 상황이다. KIA가 순간의 시련을 단기간에 털어낼지, 끝까지 1위 싸움을 미궁으로 몰고 갈지 두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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