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1부리그) 광주FC 관계자의 분명한 확신이었다. 전북현대 원정에서 1-3으로 패한 직후였다. 퇴장으로 10명이 뛴 상대에게 오히려 휘말린 경기 결과에 혹평을 받던 시기였기에 크게 공감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런데 곧 사실이었음이 드러났다. 광주는 7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클래식 정규리그 23라운드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후반 3분 완델손의 첫 골, 34분 김영빈의 결승골로 값진 승점 3을 얻었다. 7월 9일 FC서울전(3-2 승) 이후 3연패의 늪에서 탈출한 점도 고무적이지만 경기력과 내용에서 더 큰 희망을 부풀렸다. 볼 점유율부터 56대44(%)로 앞섰고 슛 시도도 10회(유효 6회)로 2차례의 전남을 압도했다. 1경기 덜 치른 가운데 승점 19로 울산현대 원정에서 1-1로 비긴 11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19)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물론 광주는 무척 고달프다. 챌린지(2부리그)에서 다시 올라온 3번째 시즌에서 최하위(12위)다.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광주 남기일 감독은 ‘불구덩이 속’에 놓였다. 시민구단의 현실상, 전력 이탈의 폭이 지나치게 커 원하는 컬러를 입히는 작업이 쉽지 않다. 지난시즌 승격한 강원FC, 대구FC가 기존 선수단을 최대한 지키거나 대대적인 전력 수급을 한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선수단도 넉넉하지 않아 지금 같은 살인적인 일정은 몹시 부담스럽다.
하지만 남 감독은 희망적이다. 뚝심으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온 그는 올 초 몇몇 구단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다. 그럼에도 광주와 의리를 지킨 그는 ‘성장’을 키워드로 정했다. “우리 친구들이 꾸준히 성장했으면 한다. 앞날은 예측할 수 없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클래식에 머무는 동안 최대한 많은 추억을 쌓아가는 일이다. 승점 1, 승점 3도 중요하나 먼저 꾸준한 팀이 됐으면 한다.”
다행히 보강도 이뤄졌다. 베테랑 골잡이 정조국(강원)의 이적으로 발생한 최전방의 공백을 전반기 내내 실감한 기영옥 단장은 과거 아들 기성용과 셀틱(스코틀랜드)에서 한솥밥을 먹은 ‘북아일랜드 특급’ 나이얼 맥긴을 영입했다. 단기간 내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우나 최근 꾸준히 실전 투입되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남 감독은 오늘이 아닌 내일을 본다. “경기 스케줄에 쫓기지 않겠다. 당장의 순위에 자주 전략을 바꾸지 않는다. 우린 늘 탄탄하고 강한 광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