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후반기 6경기에서 6전패를 당하며 9위(36승1무54패·승률 0.400)까지 추락했다. 이보다 더 슬픈 현실은 반전 카드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대로 시즌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선수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중위권 팀과의 게임차를 보면 한화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7위 롯데(45승2무45패)와 게임차는 무려 9경기다. 오히려 10위 kt와 차이(7경기)이 더 적다. 중위권보다 꼴찌에 더 가깝다는 의미다. 23일 잠실 두산전에서 복귀전을 치른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6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치고도 팀이 역전패한 것은 한화의 현재 사정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14일 대전 롯데전에서 이성열이 햄스트링을 다쳤고, 주전 유격수 하주석도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허벅지를 통증을 느껴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용규의 복귀로 “타선이 완전체가 됐다”고 하기 무섭게 악재가 불어 닥친 것이다. 대체자원이 빈자리를 나름대로 메워주던 전반기의 모습도 나오지 않고 있어 고민이 크다.
마운드 사정은 더 심각하다. 한화의 후반기 팀 방어율은 9.75(51.2이닝 56자책점)로 압도적인 꼴찌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2.09에 달한다. 0.430의 피출루율은 그만큼 상대의 득점확률을 높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반기 팀 평균실점(10.17점)이 득점(5.17)의 2배에 가깝다. 불펜 방어율(10.36·24.1이닝 28자책점)은 두 자릿수가 넘고, WHIP도 2.26이다. 선발진이 경기당 4.1이닝만 소화하다 보니 계투진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후반기 반전 카드로 기대가 컸던 이태양은 팔꿈치 부상, 송은범은 부진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옆구리 부상으로 재활 중이던 알렉시 오간도가 캐치볼을 시작한 것이 그나마 희소식이지만 이 역시 기대만큼 해 줄지는 미지수다. 한화 구단 핵심관계자가 “오간도를 바꿨으면 진작 바꿨어야 한다”고 밝힌 터라 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