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선수범의 힘…경륜 훈련부장 전성시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26일 05시 45분


정하늘(동서울팀)-윤민우(창원팀)-황인혁(유성팀) (왼쪽부터).
정하늘(동서울팀)-윤민우(창원팀)-황인혁(유성팀) (왼쪽부터).
정하늘, 왕중왕전 깜짝 우승 등 상승세
윤민우, 4년 만에 131위→13위 급성장
황인혁 “훈련부장 하면 게으름 못 피워”


경륜 훈련부장을 맡고 있는 선수들이 펄펄 날고 있다. 왕중왕전에서 우승하는가 하면, 데뷔 첫 해 131위였던 선수가 4년 만에 13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예사롭지 않은 상승세다.

훈련부장은 팀을 위해 많은 희생을 한다. 단순히 팀 훈련 스케줄 담당이 아니다. 훈련방식 도입이나 팀원별 맞춤형 훈련계획 등 팀원의 기량 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소속팀을 정상에 올려놓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끊임이 없다.

요즘 경륜계를 주도하는 동서울팀의 훈련부장은 21기 정하늘(27세)이다. 정하늘은 9일 끝난 훈련지 리그전 결승전에서 팀이 우승하는데 일등 공신이다. 정하늘은 선행형이 많은 팀컬러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긴 거리 인터벌을 통한 지구력 훈련과 오토바이 유도 훈련, 파워 보강을 위한 강도 높은 웨이트 훈련을 과감하게 도입했다. 동서울팀은 선행에 특화된 훈련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한 이런 노력은 정하늘 본인의 기량향상으로도 이어졌다. 6월25일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2017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경륜 왕중왕전’에서 우승후보 정종진을 물리치고 첫 왕중왕전 우승을 차지했다. 데뷔 3년차 만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우승이다.

창원팀의 훈련부장을 맡고 있는 20기 윤민우(27세)의 성장도 괄목할 만하다. 윤민우는 2013년 경륜에 데뷔했다. 데뷔 첫해 성적은 131위였다. 4년이 흐른 현재 그의 순위는 13위. 무려 118 계단이나 상승했다. 본인도 현재 순위가 믿기지 않는다며 훈련 부장을 맡은 이후 솔선수범하며 훈련에 집중했던 것이 기량 성장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유성팀 훈련부장 21기 황인혁(29세)은 기량 향상의 원동력에 대해 “훈련 부장을 맡으면 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며 “타 지역 선수들의 훈련 방식과 동향 등을 파악해 발 빠르게 우리팀 훈련에 도입하다보면 개인적으로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고 밝혔다.

미원팀 훈련 부장 17기 전영규(32세)도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며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며, 지난해부터 김해B팀의 훈련부장을 맡은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19기 박철성(30세)도 주목할 만하다. 세종팀에서 모범을 보이는 노장 6기 박종현(49세)의 투혼은 많은 경륜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박종현은 “말로만 훈련하라고 외치면 선수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훈련부장으로 먼저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현은 최근 우수급 경주에서 3연승을 달리는 등 젊은 선수 못지않은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경륜왕의 설경석 예상팀장은 “각 지역별 훈련 부장을 맡고 있는 선수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적극적인 성격과 성실함을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다”며 “이들의 성적이 향상되는 이유는 훈련과 자기개발 노력 덕분이다. 또한 훈련 부장을 맡으며 훈련 프로그램 등을 짜는 과정에서 습득한 정보 등을 자기 발전에 적용할 수 있는 이점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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