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은 만 스물여덟 젊은 나이로 넥센의 주장을 맡고 있다. 이미 리그 최정상급 타자가 됐지만 겸손한 태도와 성실함 그리고 팀 전체를 하나로 이끌 수 있는 품격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 더 중요한 덕목은 그라운드에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는 실력이다.
또 하나. 장정석 감독이 설계한 신개념 3번 타자로 혼돈에 빠진 중위권 싸움에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서건창은 24일까지 3번 타순에서 156타수 59안타 타율 0.378 31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2개로 홈런타자가 3번을 맡고 있는 다른 팀과 비교해 파괴력은 떨어지지만 0.506에 이르는 장타율과 0.441의 출루율로 이를 훌륭히 대체하고 있다. 팀에 가장 중요한 순간 타점을 올리고 출루를 할 수 있는 능력만큼은 리그 최정상급 3번 타자다.
3~6위가 1.5게임차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펼쳐진 25일 잠실 LG전. 서건창은 다시 3번으로 출전해 팀의 4위 수성 및 3위 도약을 위한 중요한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1회초 무사 1·2루 팀의 첫 번째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리드오프 이정후가 우전 안타, 2번 송성문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상황, LG 선발 헨리 소사는 어느 때보다 신중했다. 소사는 초구 시속 128㎞ 슬라이더, 2구 133㎞ 포크볼로 연속해서 유인구를 던졌지만 서건창은 흔들림이 없었다. 볼카운트 2B-0S로 몰린 소사는 가장 자신 있는 빠른 공을 선택했고 시속 148㎞의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 배트 스피드가 빠른 서건창은 3구 직구를 가볍게 당겨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선제 결승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2-0으로 앞선 5회초 2사 1루에서도 소사의 151㎞ 포심패스트볼을 가볍게 밀어쳐 좌중간 안타로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4번 김하성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서건창이 5회까지 타선에서 2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리면서 소사는 급격히 흔들렸고 6회초 김민성과 장영석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선발 브리검의 6.2이닝 호투가 더해지며 넥센은 6-0으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