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미디어데이서 훈련 공개
새벽부터 매일 6시간 넘게 진행… 링크 200바퀴 돌며 감각 익히고
체력 단련-낮은 자세잡기 구슬땀… 30일 캐나다 전훈선 스피드 중점
운동화를 신고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월계관(체력단련장)을 찾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19·성남시청)은 기마자세를 한 채 코치의 시작 신호를 기다렸다. 신호가 떨어지자 벨트 한쪽은 자신의 허리에, 반대편 끝은 조재범 대표팀 코치(체중 약 82kg)의 허리에 매단 최민정(약 52kg)은 줄다리기를 하듯 힘겹게 옆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기 시작했다. 옆으로 스무 걸음을 내딛고 나서야 비로소 자세를 일으켜 세운 채 짧은 호흡을 내뱉었다.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표정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얼음공주’라는 별명답게 훈련장에서도 내내 차분함을 유지했다. 월계관 벽에 걸린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문구만이 그들의 의지를 대변하는 듯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이 육상 지상 훈련 때마다 실시하는 ‘코너링 벨트’ 훈련이다. 조 코치는 “반대편 벨트에 매달린 사람이 힘으로 지탱해 줌으로써 근력을 키우고 동시에 코너 주행 시 발생하는 원심력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199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하는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이 25일 지상 체력 훈련 현장을 공개했다. 비시즌 동안 쇼트트랙 대표팀은 트랙,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최대한 체력을 키운다.
오전 6시 레슬링, 유도 대표선수들과 함께 간단한 체조로 몸을 푼 쇼트트랙 대표팀은 400m 트랙 2바퀴를 돌며 몸을 예열했다. 총 90분 동안 진행된 체력 훈련은 5분, 10분 단위로 프로그램을 바꿔 가며 치밀하게 돌아갔다. 월계관으로 자리를 옮겨서도 코너링 벨트 훈련을 비롯해 각종 서킷트레이닝, 사이클 훈련 등이 진행됐다. 사이클 훈련은 40초 전력질주 뒤 20초 휴식을 10차례 되풀이하는 인터벌트레이닝으로 진행됐다. 지구력을 키워주는 훈련이다.
지상에서 쇼트트랙 주행 동작 5가지(코너링, 직선 등)를 번갈아하는 점프서킷 훈련은 선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훈련 중 하나다. 최민정은 “(점프서킷은) 체력과 자세 훈련을 동시에 해야 한다. 낮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신경을 쓰면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개 훈련을 위해 이날 오전 지상 훈련을 진행했지만 대표팀은 통상 오전 5시 20분부터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 30분 정도 빙상 훈련을 한 뒤 이후에 2시간 동안 지상 훈련을 하고 있다. 조 코치는 “매일 200바퀴 이상의 빙상 훈련으로 스케이팅 감각을 익히며 최대한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0일 캐나다 캘거리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대표팀은 전지훈련부터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조 코치는 “올림픽 준비를 위해 올해는 3차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지 않아도 돼 예년에 비해 체력을 키울 시간을 벌었다. 전지훈련 후에 잠시 휴식기를 갖고 다시 체력을 끌어올려 최고 컨디션으로 올림픽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방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각오도 야심 찼다. 심석희(20·한체대 2학년)는 “우선 다같이 웃을 수 있는 계주에서 꼭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고 싶다. 개인 종목에서도 과정이나 결과 면에서 후회하지 않게 스스로 칭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메달을 걸지 못했던 남자 대표팀은 자존심 회복을 선언했다. 김선태 대표팀 감독은 “설욕을 위해 4년을 기다렸다. 올림픽은 이미 시작됐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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