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대현이 26일 잠실 넥센전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5안타 2볼넷 5삼진 3실점으로 역투했다. 개인 한 경기 최다이닝이자 최다투구수(104개)를 기록한 ‘인생투’였다. 무엇보다 넥센 에이스 앤디 밴헤켄과의 맞대결에서 주눅 들지 않고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비록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패 기록없이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선발투수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데 발판이 되는 경기였다.
김대현은 2016년 신인지명회의에서 1차 지명된 투수다. 입단 후에는 이상훈 코치의 1대1 집중지도를 받을 정도로 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물론 신인에게 1군 무대의 벽은 높았다. 지난해 3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1.1이닝 3안타 4볼넷 5실점(4자책점)을 하며 무너졌다. 정규시즌에서도 1경기에 등판해 1.2이닝 2실점(1자책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는 늘 씩씩했다. “신인이니까 못 해도 본전이라고 생각한다. 다음번에는 더 잘 던지겠다”며 항상 밝은 얼굴로 ‘내일’을 준비했다.
긍정의 힘이었을까. 김대현의 성장은 매우 빨랐다. 데이비드 허프의 공백이 생기면서 올 시즌 등판 기회를 자주 얻게 됐고,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7월 13일 문학 SK전에서 5.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더니, 19일 잠실 kt전에서 6.1이닝 2실점(1자책점)하며 2연승을 달렸다. 넥센전에서는 더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5회 2사 1·3루서 폭투로 선취점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7회까지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이었다. 투구수 100개가 넘어간 8회 볼넷과 3루타를 맞으며 추가 실점했지만 팀 미래를 밝힌 신예의 씩씩한 투구에 구장을 찾은 LG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