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타격왕 “작다고 쫄지 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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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선빈-휴스턴 알투베 화제

올해부터 KBO리그 최단신 선수 타이틀을 삼성 김성윤(163cm)에게 넘겨줬지만 KIA 김선빈(165cm)은 가장 성공한 단신 선수로 꼽힌다. 김선빈이 7일 한화전에서 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선수 버나디나(189cm)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올해부터 KBO리그 최단신 선수 타이틀을 삼성 김성윤(163cm)에게 넘겨줬지만 KIA 김선빈(165cm)은 가장 성공한 단신 선수로 꼽힌다. 김선빈이 7일 한화전에서 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선수 버나디나(189cm)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6-0으로 앞서던 경기가 8-10으로 뒤집어졌다. 9회말 KIA 9번 타자 김선빈(28)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동점 2점 홈런. KIA는 연장 10회말 SK 투수 박희수의 끝내기 실책을 틈타 11-10으로 재역전승했다.

25일 밤을 뜨겁게 달군 드라마는 키 165cm의 ‘작은 거인’ 김선빈의 한 방으로부터 비롯됐다.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하는 KIA에 그는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주전 유격수로 팀 수비를 이끄는 동시에 타격에서는 26일 현재 0.385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007년 이맘때 열린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KIA는 화순고 김선빈을 고심 끝에 지명했다. 야구 실력은 출중했지만 키가 너무 작다는 게 걸렸기 때문이다. 연고팀이었던 KIA가 2차 6번으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계약금은 3000만 원. 돌이켜 보면 신의 한 수였다.

입단과 동시에 주전 자리를 꿰찬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올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방망이 솜씨를 선보이고 있다. 한때 힘이 모자라 밀어 치려고만 했지만 자유자재로 방망이를 돌리면서 생긴 변화다. 한 번도 정규 타석 기준으로 3할 타율을 기록해 보지 못했던 그는 생애 첫 타격왕을 정조준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호세 알투베(27·휴스턴)가 올해도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168cm로 리그 최단신 선수인 그는 이날까지 타율 0.364로 메이저리그 전체 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7월 들어 18경기에서 타율 0.494(79타수 39안타)를 때려냈다. 이런 추세라면 4년 연속 최다 안타왕은 물론이고 생애 3번째 타격왕 타이틀도 노려볼 만하다. 최근 불방망이에 힘입어 강력한 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휴스턴 역시 67승 33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한때 알투베도 작은 키 때문에 적잖이 마음고생을 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그는 2000년대 중반 휴스턴의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으나 “키가 너무 작다”는 이유로 선수 선발에서 제외된 적도 있다. 10년 전인 2007년 휴스턴과 계약했을 때 받은 계약금은 고작 1만5000달러(약 1680만 원)였다.

올 초 스포츠전문 케이블 ESPN이 꼽은 현역 최고의 2루수로 선정되기도 한 그는 지난해 24홈런을 친 데 이어 올해도 15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까지 갖췄다.

이달 초 알투베가 키 200.6cm인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함께 그라운드에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게재한 한 인터넷 사이트는 이렇게 표현했다. “야구 하기에 좋은 몸이 있다고 얘기하지 마세요(Don’t tell me there is a ‘baseball’ body).”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선빈#휴스턴 알투베#야구 타격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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