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 전설이 왔다”…50만명 열광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1일 05시 45분


30일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기념 ‘GG투게더’ 행사에는 1만여 명의 e스포츠팬들이 모여 고화질로 바뀐 스타크래프트 영상과 임요환, 홍진호 등 전설적인 선수들의 플레이에 열광했다. 리마스터는 8월15일 정식 출시된다. 사진제공|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30일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기념 ‘GG투게더’ 행사에는 1만여 명의 e스포츠팬들이 모여 고화질로 바뀐 스타크래프트 영상과 임요환, 홍진호 등 전설적인 선수들의 플레이에 열광했다. 리마스터는 8월15일 정식 출시된다. 사진제공|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현장에 가보니

임요환 홍진호 등 왕년의 스타 광안리 집결
20∼40대 1만명 관중 환호 50만명 접속
8월15일 출시-한국 PC방선 2주간 선공개

“전설들이 다시 뭉쳤다.”

7월30일 저녁.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은 1만여 명의 e스포츠팬들로 북적였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e스포츠계를 주름잡았던 스타 프로 게이머들의 모습과 그들의 경기를 보러 모여든 인파였다.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국기봉, 박정석, 기욤 패트리 등은 오랜만에 ‘선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PC앞에 앉았다. 이들이 나선 종목은 8월15일 출시를 앞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이하 리마스터). 현장에 모인 e스포츠팬들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스타크래프트의 영상과 다시 보게 된 전설적인 프로 게이머들의 경기에 환호했다.

리마스터는 20여년 전 국내 e스포츠의 시작을 알린 스타크래프트에 고화질 등의 기술을 입혀 새롭게 만든 게임이다. 3월 한국에서 최초 공개됐고, 지금까지 게임에 대한 주요 발표가 있을 때마다 국내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받아왔다.

이날 행사(GG투게더)는 리마스터 출시를 팬들과 함께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유난히 컸던 한국 팬들을 위해 e스포츠 성지로 불리는 부산 광안리에 행사장을 마련했다. 현장에 모인 1만여 관객 뿐 아니라 케이블TV와 스트리밍 플랫폼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약 50만 명이 이날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가 열리는 동안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는 게임과 행사명은 물론 이벤트 매치에 출연한 선수들과 중계진의 이름이 장악했다.

현장에서 눈길을 끈 것은 모여있는 팬들의 나이대였다. 현재 e스포츠의 주요 소비층인 10대, 20대부터 20여 년 전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e스포츠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있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부모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김해에서 행사를 보러 아이들과 함께 온 이진욱(45)씨는 “우리가 딱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세대다”며 “임요환이나 홍진호 선수를 다 알고, 개인적으로는 이영호 선수의 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리마스터를 아이와 함께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아들인 중학교 3학년 이동규 군은 “나도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한다”며 “대회를 직접 보러 오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이날 승패와는 상관없이 감회에 젖었다. 임요환은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가 10대 초반이었고, 30대 초반에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꽃다운 청춘을 다 바쳤다. 마치 자식처럼 잘 되기만 바라는 그런 게임이다”고 말했다. 이제동은 “어렸을 때부터 스타리그를 보면서 꿈을 키웠고,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그 꿈을 이뤘다. 때론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고, 때론 큰 행복을 안겨주기도 했다. 애증어린 관계인 것 같다. 감사하기도 하고 밉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이다”고 말했다.

개발자들도 리마스터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나타냈다. 로버트 브라이든 베커 기술전략 및 기획 부문 부사장은 “스타크래프트를 다음 세대들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리마스터의 목적이다”며 “20년간 서비스했는데, 앞으로 20년 뒤에도 게임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마스터는 8월15일 전 세계 정식 출시 예정이다. 한국에선 이에 앞서 2주간 선공개를 통해 PC방에서 미리 즐길 수 있다.

부산|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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