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의 축구는 ‘세레소’와 ‘감바’로 나뉜다. 지도를 놓고 오사카 지면을 상하로 자르면 아래 지역은 세레소 오사카가, 위쪽 지역에는 감바 오사카가 있다.
두 클럽은 상징색부터 차이를 보인다. 세레소 오사카가 벚꽃을 연상시키는 핑크색을 팀 컬러로 삼고 있다면, 감바 오사카는 사무라이와 일본 축구를 대표하는 색깔인 파란색을 팀 컬러로 채택하고 있다.
세레소 오사카처럼 감바 오사카도 국내 축구팬들에겐 친숙한 클럽이다. 강원 FC 돌풍을 이끌고 있는 이근호를 비롯해 많은 K리그 선수들이 거쳐 간 클럽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전 국가대표이자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 오재석과 전북의 수호신이었던 권순태가 몸을 담고 있는 팀이다.
감바 오사카 구장 안에 있는 박물관은 구단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오랜 시간 명문으로 J리그를 호령했던 팀답게 우승트로피와 메달이 진열되어 있었다. 특히 박물관 내에는 일본 국가대표팀 주전 미드필더로 오랜 기간 활약해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엔도의 내레이션이 흘러나오는 점이 독특했다.
구단 옆 오피셜 스토어는 쇼핑센터를 방불케 했다. 구단 규모가 J리그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큰 클럽인 만큼 구단관련 상품들이 다양하게 진열되어있었다. 유니폼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방, 열쇠고리, 우비 등이 비치되어있었다. 구장 내 소규모로 운영되는 K리그의 오피셜 스토어와는 차원이 다른 크기였다.
사진제공|감바 오사카 축구 외적인 볼거리도 흥미로웠다. 1970년에 열렸던 만국박람회 기념공원엔 엑스포 시티가 조성돼 있었다. 대형 관람차를 비롯해 피규어 매장 등이 있어 다양한 놀거리가 있다. 축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테마파크로 조성돼 경기장과 조화를 이뤘다.
감바 오사카 경기장의 첫 느낌은 ‘웅장함’이었다. 2015년에 개장한 스이타 스타디움은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축구 전용 구장이다. 전 좌석을 파랗게 칠해 구단의 정체성을 살린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날은 평일 오후였지만 경기장은 2만여 관중으로 북적였다.
감바 오사카 서포터즈들은 거친 매력을 뽐냈다. 세레소 오사카의 응원이 함께 즐기는 응원이라면 감바서포터즈들은 K리그 구단들에게 뒤지지 않는 화끈한 응원을 보여줬다. 특히 군무까지 더한 서포터즈들의 응원은 경기장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날 가시마 앤틀러스를 상대한 감바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후반 55분 상대에게 실점을 허용한 뒤 레전드엔도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승리의 주인공은 원정팀 가시마 엔틀러스였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종료 뒤 일본 축구의 성숙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감바 오사카 구단 스태프들은 경기장 분리수거와 지하철역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고 있었다. 결과와 관계없이 최고의 팬 서비스를 펼치는 감바 오사카 구단의 모습에서 J리그의 흥행 비결을 엿볼 수 있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직접 방문한 일본 축구는 축구 산업, 축구 문화면에서 한국 축구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줬다. 이웃 일본의 사례를 모두 적용할 수는 없지만, K리그 흥행을 위해 다양한 관점에서 참고할만한 좋은 예시라는 확신이 든 이번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