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이 체코에서 31일(한국시간) 끝난 2017그랑프리 국제여자배구대회 2그룹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목표했던 우승컵을 손에 넣진 못했지만, 신진세력의 성장이라는 성과를 얻고 1일 귀국한다. 특히 결선라운드에서 반전 카드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낸 세터 이소라(30·도로공사)의 재발견은 큰 수확이다.
이소라는 V리그 소속팀 도로공사에서도 이효희(37)의 백업 세터로 뛰고 있다. 오히려 세터본연의 임무보다 강력한 서브로 더 주목을 받았다. 2005년 V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프로(GS칼텍스)에 입단한 유망주였지만, 두 차례의 방황으로 인해 프로에서 5시즌만 소화한 터라 ‘잊혀진 선수’로 통했다. 2016~2017시즌에 복귀한 것도 2010~2011시즌 이후 6시즌 만이다. 그랬던 그를 홍 감독은 과감하게 대표팀에 뽑았고, 30일 독일과 준결승전에 투입해 성공을 거뒀다. 한국은 세트스코어 0-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이소라의 투입 이후 3세트를 내리 따내며 역전승을 거두고 준우승을 거뒀다.
이 경기 이후 이소라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달라졌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큰 공격을 위해선 필요한 카드라는 평가다. 세터 출신인 KBSN스포츠 이숙자 해설위원도 “이소라는 공격수들의 타점에 맞게 토스를 하는 부분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30일 독일과 준결승에선 김연경(상하이)과 김희진(IBK기업은행)의 타점을 살린 오픈토스로 관록미를 뽐내기도 했다. 부동의 대표팀 주전세터였던 김사니(SBS스포츠 해설위원)와 이효희가 떠난 뒤 중심을 잡아줄 세터의 필요성이 커진 터라 이소라의 활약이 더 반가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