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베스트’ 류현진, 다시 찾은 체인지업의 위력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1일 05시 30분


올 시즌 개인 최고의 피칭이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 31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홈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7이닝 무실점의 괴력투로 샌프란시스코 강타자들을 원천봉쇄한 류현진은 동갑내기 친구 황재균과의 맞대결에서도 범타와 삼진을 이끌어내며 완승을 거뒀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올 시즌 개인 최고의 피칭이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 31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홈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7이닝 무실점의 괴력투로 샌프란시스코 강타자들을 원천봉쇄한 류현진은 동갑내기 친구 황재균과의 맞대결에서도 범타와 삼진을 이끌어내며 완승을 거뒀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류현진(30)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체인지업은 시속 150㎞대의 직구와 구속 차이를 보이며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류현진의 필살기다. 매우 위력적이지만 한동안 힘을 쓰지 못했다. 어깨 수술 이후 직구 구속이 떨어지면서 체인지업의 위력이 반감됐다. 하지만 이제 본 모습을 찾은 모양새다. 체인지업을 앞세운 ‘코리안 몬스터’의 강력함이 되살아나고 있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85구를 던지며 5안타 1볼넷 7삼진 무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종전 4.17이던 시즌 방어율도 3.83(84.2이닝 36자책점)으로 끌어내렸다. 1-1 동점 상황에 교체돼 고대하던 4승은 다음으로 미뤘지만, 2년 연속 14승을 거둔 2013~2014 시즌의 모습을 연상케 할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LA 지역 언론 ‘디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류현진이 최근 3년간(2015~2017년) 등판한 경기 가운데 최고의 투구를 했다”고 극찬했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얼마나 안정적이었나?

총 21개의 아웃카운트 중 삼진과 땅볼(9개)의 비율이 무려 76.2%(16개)에 달했다. 5개 안타는 모두 단타였고, 6회까진 아예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도 않았다. 3·4·6회 3차례나 병살타 유도에 성공한 것은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 대목이다. 그뿐만 아니라 18개의 공을 던진 2회를 제외한 나머지 이닝에선 투구수를 15개 이내로 끊으며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 류현진 스스로도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경기를 지배했다. 커맨드가 훌륭했다”며 “낮은 코스에 잘 던진 덕분에 삼진과 땅볼로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었다”고 극찬했다. 다저스는 총 6개의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 부문 구단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 가운데 절반을 류현진이 해냈다. 팀이 3-2로 승리하며 8연승을 질주하는 데 류현진의 공이 컸다는 의미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다시 찾은 체인지업의 위력

류현진의 피칭 메뉴 가운데 가장 돋보였던 구종은 체인지업이다. 평균구속 144.7㎞, 최고구속 148㎞의 직구(34개)에 28개의 체인지업(평균구속 129.4㎞)을 곁들여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압도했다. 커터(10개)와 커브(8개), 슬라이더(5개)까지 총 5개의 구종을 충분히 활용한 부분도 돋보였다. 특히 땅볼과 삼진으로 잡아낸 아웃카운트가 많았던 것은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체인지업이 통한 결과였다. 1회 데나드 스판, 2회 브랜든 벨트 등 좌타자들도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직구와 구속 차이를 둔 데다 공이 낮은 코스에 형성된 것이 주효했는데, 이날은 시속 140㎞ 후반대의 직구 구속을 꾸준히 유지한 덕분에 체인지업의 위력이 배가 됐다. 직구 구속을 끌어올리면 체인지업과 구속 차이는 자연스럽게 커진다. ‘디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도 “류현진이 직구 구속을 92마일(약 148㎞)까지 끌어올리고, 여기에 체인지업을 섞은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MBC스포츠+ 손혁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좌타자를 상대로 가장 많은 체인지업을 던진 경기”라며 “체인지업은 류현진이 가진 최고의 무기인데, 이전까지 좌타자를 상대로 일부러 이 공을 자주 던지지 않은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전을 통해 좋은 체인지업을 던지면 좌타자들도 공략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다. 공 끝의 움직임도 좋았다. 류현진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경기이기도 하다. 자신감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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