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30)과 마에다 겐타(29)의 선발진 잔류 경쟁이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다. ‘팔이 안으로 굽듯’ 당연히 한국 팬들은 류현진의 승리를 바란다. 또 최근의 기세만 놓고 보면 류현진이 다소 앞서는 양상이다. 그러나 찬찬히 들여다보면 일본인 투수 마에다의 흐름 또한 결코 나쁘지 않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그 유명한 격언대로 적어도 당분간은 둘의 경쟁을 차분히 지켜봐야 할 듯하다.
● 아쉽게 승리 놓친 마에다
마에다는 9일(한국시간) 체이스필드에서 펼쳐진 애리조나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에 선발등판했다. 5이닝 4안타 1홈런 6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의 난조로 최근 5연승과 시즌 11승 기회를 날렸다. 4번째 투수 토니 왓슨이 7회말 제이크 램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는 바람에 다저스는 3-6으로 역전패했다.
올 시즌 10승4패를 기록 중인 마에다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지난해(16승11패)에 이어 이미 2년 연속 10승 투수가 됐다. 올스타전 이후 4경기에서도 3승 무패다. 2일 애틀랜타전에선 7이닝 2안타 6탈삼진 무실점의 시즌 최고 피칭을 했다. 그러나 데뷔 시즌부터 홈런(20개)을 비롯한 장타 허용이 많아서인지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진 못하고 있다. 애리조나전에서도 5회 2사 후 크리스 아이아네타에게 중월 1점포를 허용하며 시즌 13번째 피홈런을 기록했다. 또 후반기 방어율, 피안타율,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을 비롯한 많은 지표에서 류현진에게 밀리고 있다.
● ‘몬스터 모드’로 돌아온 류현진
류현진은 올스타전 이후 다른 투수가 됐다. ‘건강했던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시즌 전체(17경기·91.2이닝 투구·4승6패) 방어율과 피안타율은 각각 3.53과 0.261이지만, 올스타전 이후 3경기(1승 무패)에선 19이닝을 던져 방어율 0.95와 피안타율 0.180의 ‘언터처블’로 변신했다. 어깨 수술 전인 2013년(14승8패·방어율 3.00·피안타율 0.252)과 2014년(14승7패·3.38·0.257)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가 합류한 데다, 향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부상에서 회복하면 선발진 잔류가 불투명한 처지에서 분명 돋보이는 페이스다.
류현진은 후반기 첫 선발등판이었던 7월 25일 미네소타전에서만 5이닝 5안타 2실점을 기록했을 뿐, 7월 31일 샌프란시스코전과 이달 7일 뉴욕 메츠전에선 연속으로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특히 메츠전에선 1안타 무4사구 8탈삼진으로 커쇼에 버금가는 피칭을 했다. 커쇼-다르빗슈-알렉스 우드-리치 힐로 예상되는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예상 선발진 구도를 뒤흔들 정도로 괴력을 뽐내고 있다. 다음 선발등판은 13일 샌디에이고전으로 예상된다. 샌디에이고를 상대로는 통산 6경기에서 4승1패, 방어율 2.19로 강했다. 또 한 차례의 호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