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조기소집…꼬이는 K리그 일정 어쩌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14일 05시 45분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스포츠동아DB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스포츠동아DB
21일 소집…27라운드 치르고 대표팀 차출
28라운드 연기→10월 추석연휴 경기 부담
스플릿 라운드 1주씩 미루는 방안도 검토


신태용(47)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은 8월 2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강화훈련을 시작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한 A매치 대표팀 소집훈련보다 일주일 빠른 일정이다.

조기소집을 결정한 것은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여정에서 불편한 상황에 놓인 탓이다. 본선 자동진출의 마지노선인 조 2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이란과의 홈 9차전, 9월 5일(한국시간) 타슈켄트에서 치를 우즈베키스탄 원정 10차전에서 부진이 계속되면 통산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의 꿈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은 8월 19∼20일로 예정된 정규리그 27라운드까지 치른 뒤 대표팀에 선수들을 차출시키기로 했다. 여기서부터 연쇄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책상에 앉아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문제들이다.

일단 8월 26∼27일에 계획된 28라운드를 통째로 옮겨야 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0월 8일로 미루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했다. 당초 10월 1일이 정규리그 최종전(33라운드)으로 잡혀 있었으나 이 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10월 8일 일정이 최종 라운드로 바뀐다.

여기에 걸림돌이 있다. 기나긴 추석연휴다. 사실상 9월 30일부터 시작될 연휴는 10월 9일(한글날)까지 이어진다고 고려할 때 무려 열흘이다. 클래식 팀들은 연휴 초입인 10월 1일에 이어 연휴 막바지인 10월 8일 경기를 치르는 부담을 안게 된다. 홈팀도 원정팀도 전부 부담스런 일정이다. 홈경기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흥행여부와 관중몰이는 둘째 치고, 당장 경기운영 도우미(아르바이트)를 확보하는 일부터 만만치 않다. 홈경기 이벤트를 담당할 업체 또한 구하기 어렵다. 원정팀들은 이동과 숙박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도로 위에서의 교통체증은 얼마간 감수할 수 있으나 제주 유나이티드로 원정을 떠날 전북현대는 자칫 선수단을 1·2차로 쪼개 이동시키는 방안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경기를 치르고 돌아오는 항공편 예약이 쉽지 않아 걱정스럽다.

변수는 또 있다. 정말 상상조차 싫은 최악의 가정이지만 대표팀이 조 3위까지 내려앉으면 B조 3위와 아시아 플레이오프(PO)를 치르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FIFA A매치 캘린더에 따르면 홈&어웨이 형태의 아시아PO는 10월2∼10일 소화해야 한다. 승자는 11월 북중미 4위와 대륙간PO까지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프로연맹은 또 다른 안도 모색 중이다. 정규리그 33라운드 순위에 따라 1∼6위, 7∼12위로 나눠 팀당 5경기씩 치러 최종순위를 가릴 스플릿 라운드 스케줄을 전부 1주씩 연기하는 방법이다. 본래 스플릿 1라운드로 잡아둔 10월 15일에 33라운드를 소화하고, 전 일정을 순차적으로 미루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유력한 방안인데, 스플릿 라운드를 앞둔 마지막 팀 재정비는 불가능한 구조다.

홈경기를 대비해야 할 K리그의 한 구단 관계자는 “아무리 대표팀을 위한 희생이라고 하지만 타격이 크다. 홈팀도 원정팀도 전부 답답한 상황이다. 구단 사무국 직원들이 넉넉하지 않다보니 홈경기는 마케팅 대행업체의 도움이 필수다. 10월 8일 경기는 팬 서비스를 전혀 신경 쓸 수 없다. 물론 10월 15일도 타격이 크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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